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에 관해 침묵하던 이재명 대표가 10일 검찰을 작심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의 창작 완성도가 매우 낮은 것 같다. 검찰이 훌륭한 소설가는 되기 쉽지 않겠다”고 일갈했다. 이어 “이런 허무맹랑한 조작 수사를 하려고 대장동 특검을 거부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결국 진실이 드러나게 돼 있고, 국민을 속이고 역사를 속이는 것도 잠시라는 사실을 잊지 말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검찰의 칼끝이 이 대표의 턱밑까지 올라오자 민주당 내에서는 ‘장외 투쟁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고 있다. 상당수 의원들이 다수당의 지위로 원내에서 싸우는 데 한계에 이르렀다고 판단하고 있다.
당 지도부의 한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와 함께 장외 투쟁을 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일단은 낮은 수준의 장외 투쟁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여당의 국정조사 참여를 압박하고 참사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고려하고 있다.
장외 집회를 당이 직접 주최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집회 주제 등을 통제하기 힘든 시민단체 집회에 참여하기보다 직접 집회를 열어 수위를 조절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여당이 계속 국정조사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국회 밖에서 국민과 함께 국회를 압박하는 집회를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상황 변화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이르면 다음 주에도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 일각에선 윤석열 정권 퇴진 운동을 추진하겠다는 움직임도 있다. 강경파가 주축이 된 ‘10·29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의원모임’은 9일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의 파면을 요구하며 윤 대통령이 수용하지 않으면 정권 퇴진 운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당 지도부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이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MBC 라디오에서 “정권 퇴진 운동으로 간다는 것은 개인 의견 같다”고 말했다.
최승욱 안규영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