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안우진, 최동원상 후보 제외…“최동원 정신에 위배”

입력 2022-11-10 09:39 수정 2022-11-10 15:53
뉴시스

올해 최고 시즌을 보낸 안우진(23·키움 히어로즈)이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투수를 뽑는 최동원상 후보에서 제외됐다. 학교폭력 가해자로 중징계를 받은 전력 때문이다.

‘BNK부산은행 최동원상’을 주관하는 최동원기념사업회는 10일 “제9회 ‘부산은행 최동원상’ 수상자 선정 심사에서 키움 안우진 선수를 후보에서 제외했다”며 “안우진 선수를 후보에서 제외한 상황에서 최동원상 수상자 선정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기념사업회에 따르면 ‘BNK부산은행 최동원상’ 선정심사위원들은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친 KBO리그 투수 중 후보 기준에 부합하는 선수들을 후보자로 추린 뒤 선정 작업에 들어갔다. 후보 선정 기준은 모두 7개 항목이다. ▲선발 등판 25경기 이상 ▲180이닝 이상 ▲12승 이상 ▲150탈삼진 이상 ▲퀄리티스타트(6이닝 3실점 이하) 15경기 이상 ▲평균자책 3.00 이하 ▲35세이브 이상이다. 안우진은 올 시즌 30경기서 15승 8패 평균자책 2.11의 성적에 196이닝 224탈삼진과 19회의 QS를 기록해 선발 기준을 충족했다.

조건을 충족한 국내 선수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5년 만의 국내 선수 수상 가능성이 제기됐다. 지난해 두산 베어스 외국인 투수 아리엘 미란다(33)가 ‘제8회 부산은행 최동원상’ 수상자가 되면서 5회 수상부터 8회까지 4년 연속 두산 외국인 투수가 수상했었다.

올해 유력한 수상 후보였던 안우진은 학교폭력 전력에 발목이 잡혔다. 기념사업회 강진수 사무총장은 “안우진 선수야말로 올 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강력한 수상 후보 중 한 명이었다”며 “하지만 휘문고 시절 학교폭력 가해자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로부터 3년 자격정지 받은 전력을 외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앞서 기념사업회는 ‘학폭 가해자’로 중징계 받았던 안우진을 ‘최동원상’ 후보에 포함할 것인가를 두고 장고에 들어갔다. 결국 이사진은 안우진을 수상자 후보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강 사무총장은 “많은 야구팬이 기억하다시피 고(故) 최동원은 연세대 시절 선배의 폭행으로 야구계를 떠날 뻔했던 대표적인 ‘학폭 피해자’다”라며 “그 후 최동원은 스포츠계 폭력을 없애려고 누구보다 분주히 뛰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사진은 안우진 선수를 스포츠계에서 폭력을 추방하고 선수 간 차별을 철폐하려 노력한 최동원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 후보자라고 판단했다”며 “지금까지 ‘부산은행 최동원상’ 수상자 선정 시 객관적 후보 기준뿐만 아니라 페어플레이, 희생정신, 헌신, 동료애 등 숫자로 표현할 수 없는 ‘최동원 정신’을 수상자 선정 기준으로 삼아왔다. 이러한 선정 기준은 9회 수상 때도 예외가 아니었다는 점을 알려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제9회 BNK부산은행 최동원상 시상식은 11월 17일 목요일 오후 3시 부산MBC 드림홀에서 열린다. 부산 MBC는 ‘BNK부산은행 최동원상’을 생중계할 예정이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