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 오만, 끝 안좋아”…‘웃기고 있네’에 尹멘토 일침

입력 2022-11-10 09:26 수정 2022-11-10 10:19
8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실 국정감사에서 '웃기고 있네'라는 메모를 쓴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 YTN 보도화면 캡처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신평 변호사가 국정감사 도중 ‘웃기고 있네’라는 메모를 쓴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과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을 향해 “반성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신 변호사는 9일 TBS 라디오 ‘신장식의 신장개업’ 인터뷰에서 “이렇게 권력이 오만의 길로 나서면 반드시 끝이 좋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낄낄거리며 웃지 말라고 주의를 준) 주호영 운영위원장 의견에 동의한다. 많이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김 수석은 전날 국회 운영위원회 대통령실 국정감사장에서 강 수석 노트에 ‘웃기고 있네’라고 적어 논란이 일었다. 해당 메모는 강득구 민주당 의원이 김대기 비서실장과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에게 이태원 참사 대응 질의를 하던 도중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됐다. 김 수석이 곧바로 펜으로 해당 글자를 지우기도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국회 모독”이라며 강하게 반발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김 수석과 강 수석은 즉각 사과하면서도 민주당 의원 질의를 두고 적은 것이 아니라 “사적 대화였다”고 해명했다. 이후에도 야당 의원들의 반발이 계속되자 주 위원장은 김 수석과 강 수석을 국감장에서 퇴장시켰다.

지난해 7월 만난 신평 변호사(왼쪽)와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신 변호사는 또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윤 대통령의 사과 시점이 아쉽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참사 애도기간 중 6번이나 조문했지만, ‘첫 사과’로 해석된 메시지는 참사 발생 엿새째 되던 날 나왔다. 지난 4일 한 종교 행사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비통하고 죄송한 마음”이라고 한 것이다.

진행자가 ‘공식적인 담화 형식의 사과가 필요하지 않으냐는 의견도 있다’고 하자 신 변호사는 “사과의 형태는 여러 가지로 나타날 수 있는데 사과의 말을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사고 직후에 그 처참하게 쓰러진 이 꽃다운 청춘들 보면서 왜 그 당시 바로 통렬하고 아픈 그 마음을 표현하시지 않았냐 하는 그런 점에는 조금은 유감스럽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일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에 도착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해서는 참사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신 변호사는 “지난 8일 윤 대통령과 개인적으로 잘 아는 분들과 저녁 자리를 했는데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이 장관은 퇴진하는 게 너무 당연한 것 아니냐’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총리나 행안부 장관이 스스로 사퇴 의사를 밝혔어야 하는 것은 아니냐’ ‘사퇴하지 않는 것이 윤 대통령한테 부담이 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많았다”면서 “(사람을 내치지 못하는 윤 대통령의 성정을) 두 분이 어떤 면에서는 이용해 여권에 큰 부담을 주는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나왔다”고 덧붙였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