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신평 변호사가 국정감사 도중 ‘웃기고 있네’라는 메모를 쓴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과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을 향해 “반성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신 변호사는 9일 TBS 라디오 ‘신장식의 신장개업’ 인터뷰에서 “이렇게 권력이 오만의 길로 나서면 반드시 끝이 좋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낄낄거리며 웃지 말라고 주의를 준) 주호영 운영위원장 의견에 동의한다. 많이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김 수석은 전날 국회 운영위원회 대통령실 국정감사장에서 강 수석 노트에 ‘웃기고 있네’라고 적어 논란이 일었다. 해당 메모는 강득구 민주당 의원이 김대기 비서실장과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에게 이태원 참사 대응 질의를 하던 도중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됐다. 김 수석이 곧바로 펜으로 해당 글자를 지우기도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국회 모독”이라며 강하게 반발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김 수석과 강 수석은 즉각 사과하면서도 민주당 의원 질의를 두고 적은 것이 아니라 “사적 대화였다”고 해명했다. 이후에도 야당 의원들의 반발이 계속되자 주 위원장은 김 수석과 강 수석을 국감장에서 퇴장시켰다.
신 변호사는 또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윤 대통령의 사과 시점이 아쉽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참사 애도기간 중 6번이나 조문했지만, ‘첫 사과’로 해석된 메시지는 참사 발생 엿새째 되던 날 나왔다. 지난 4일 한 종교 행사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비통하고 죄송한 마음”이라고 한 것이다.
진행자가 ‘공식적인 담화 형식의 사과가 필요하지 않으냐는 의견도 있다’고 하자 신 변호사는 “사과의 형태는 여러 가지로 나타날 수 있는데 사과의 말을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사고 직후에 그 처참하게 쓰러진 이 꽃다운 청춘들 보면서 왜 그 당시 바로 통렬하고 아픈 그 마음을 표현하시지 않았냐 하는 그런 점에는 조금은 유감스럽다”고 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해서는 참사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신 변호사는 “지난 8일 윤 대통령과 개인적으로 잘 아는 분들과 저녁 자리를 했는데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이 장관은 퇴진하는 게 너무 당연한 것 아니냐’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총리나 행안부 장관이 스스로 사퇴 의사를 밝혔어야 하는 것은 아니냐’ ‘사퇴하지 않는 것이 윤 대통령한테 부담이 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많았다”면서 “(사람을 내치지 못하는 윤 대통령의 성정을) 두 분이 어떤 면에서는 이용해 여권에 큰 부담을 주는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나왔다”고 덧붙였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