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11일부터 4박6일 일정으로 진행되는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 일정에 MBC 기자들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불허한 가운데 MBC 아나운서 출신의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부자 회사이니 잘 지원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배 의원은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의 G20 정상회의 순방을 앞두고 대통령실이 MBC에는 전용기에 동행하는 순방 취재 편의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며 “대통령의 도어스테핑 등 그 어느 정부보다 언론에 적극적인 정부이기에 언론 통제라고 하기에는 MBC도 궁색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배 의원은 “이번의 경우는 그간의 숱한 왜곡, 편파 방송 등을 시정하고 재발 방지해 달라는 요청을 일관되게 묵살해온 MBC 측에 정부가 고심 끝에 응답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른 언론사들이 취재 욕구나 능력이 떨어져서 합의 사항을 준수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MBC 또한 알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취재진의 이른바 1호기 동행은 세계 각국 정상과 만나는 대통령의 외교의 여정 면면을 국민께 전하는 중요한 소통 창구로서의 취지가 크다”며 “각 언론사와의 합의에 기반한 최소한의 신뢰와 존중으로 취재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지 언론사 타이틀을 달았다고 받는 당연한 좌석은 아닌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MBC가 자산이 많은 부자 회사이니 자사 취재진이 편안하게 민항기를 통해 다녀오도록 잘 지원할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배 의원은 MBC 뉴스데스크 앵커로 7년간 활동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동남아 순방 출국을 이틀 앞둔 지난 9일 MBC 출입 기자들에게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대통령실은 “전용기 탑승은 외교, 안보 이슈와 관련해 취재 편의를 제공해 오던 것으로 최근 MBC의 외교 관련 왜곡, 편파 보도가 반복돼 온 점을 고려해 취재 편의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탑승 불허 조치는 이와 같은 왜곡, 편파 방송을 방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했다.
앞서 MBC는 지난 9월 미국 뉴욕을 방문하던 윤석열 대통령의 ‘사적 발언 논란’을 최초로 보도했다. 당시 MBC는 윤 대통령 발언에 ‘국회에서 이 ××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미국 대통령)은 ×팔려서 어떡하나’란 자막을 달아 보도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비속어를 사용한 바 없으며, ‘바이든’이라는 말도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MBC는 이에 “이번 조치는 언론의 취재를 명백히 제약하는 행위”라며 “전용기 탑승을 불허할 경우 대체 항공 수단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현장에서 취재 활동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