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간담회 12초만에 소방관 ‘우르르’…무슨일 [영상]

입력 2022-11-10 04:25 수정 2022-11-10 09:44
9일 오전 서울 용산소방서에 열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간담회에 참석한 소방관들이 간담회 도중 출동 명령이 떨어지자 긴급하게 간담회장을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9일 용산소방서를 방문해 간담회를 열었는데, 간담회 시작 직후 관내 사고로 출동 지령이 떨어져 소방대원 10여명이 자리를 박차고 밖으로 뛰쳐나가는 모습이 연출됐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용산소방서 5층 강당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소방관 출신인 오영환 민주당 의원, 의사 출신인 신현영 의원, 그리고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을 비롯한 소방대원 30여명이 참석했다.

용산소방서 행정팀장이 마이크를 잡고 간담회의 시작을 알렸다. 그가 “바쁘신 국정 활동 중에도 이렇게 용산소방서를 방문해주셔서 무궁한 영광으로…”라고까지 말했을 때, 갑자기 구조 출동 지령을 알리는 비상벨이 울렸다. 간담회가 시작된 지 약 12초가 지난 때였다.

이 대표 우측에 앉아있던 소방대원 18명 중 11명이 일어나 ‘우르르’ 뛰어나갔고, 좌석이 빈 상태로 간담회가 이어졌다. 용산소방서 행정팀장은 “일선 소방서는 항상 출동에 대비하고 있기 때문에 출동 대원들이 출동(지령)이 나면 이렇게 신속하고 나가고 있다. 이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9일 오전 서울 용산소방서에 열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간담회에 참석한 소방관들이 간담회 도중 출동 명령이 떨어지자 긴급하게 간담회장을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

용산소방서에 따르면 이때 들어온 신고는 수난 구조 건이었다. 오전 11시10분쯤 원효대교에서 한 시민이 한강으로 투신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것이다. 시민은 무사히 구조돼 경찰에 인계됐다고 한다.

이후 간담회가 속개된 지 7분이 지났을 때쯤,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이 이태원 참사 당시 소방 활동을 브리핑하는데 또 한번 출동 명령이 떨어졌다. 3명의 소방대원이 또다시 강당을 급히 빠져나갔다. 용산소방서 관계자는 “관내 한 도로에서 택시와 오토바이가 부딪쳐 3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는 내용의 출동 지령이었다”며 “교통사고 부상자 3명은 각각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전했다.

9일 오전 서울 용산소방서에 열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간담회에 참석한 소방관들이 간담회 도중 출동 명령이 떨어지자 긴급하게 간담회장을 나가고 있다. 채널A 보도화면 캡처

이날 일선 소방관들은 현재 수사 상황에 대한 복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김진철 행정팀장은 “저희는 현장에서 너무 열심히 일했고, 서장님은 누구보다 먼저 현장에 갔고 제일 마지막까지 현장을 지켰다”며 “업무를 하다 보면 실수를 할 수 있겠지만, 현장에 처음으로 도착해 마지막까지 지킨 것이 소방인데 돌아오는 것은 정작…”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이은주 구급팀장도 “저희 구급대원들은 단 한순간도 걷지 않고 계속 뛰었다. 구급대원만이 아니라 출동한 모든 대원이 똑같이 활동했을 것”이라며 “그런 활동 행적이 묻히게 될까 너무나 두렵고 무섭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 대표는 “책임을 일선에서 분투하고 애쓴 분들에게 떠넘기는 일은 벌어지지 않으면 좋겠다”며 “국가적 대참사의 엄중한 책임이 일선에서 분투했던 여러분에게 전가되거나, 꼬리 자르기 방식으로 흐지부지되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