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살 때 가족과 함께 탈북했던 20대 북한이탈주민(이하 탈북민)이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9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6시쯤 탈북민 A씨(23)가 경남 김해시 원룸에서 숨져 있는 것을 경찰과 가족이 함께 확인했다.
A씨는 이 원룸에서 혼자 살고 있었다.
A씨 할머니는 7일 오전 “손자가 연락이 안 된다”고 경찰에 연락했고 경찰관이 가족과 함께 A씨의 집을 찾았다.
경찰은 잠겨 있는 A씨 집 문을 따고 들어갔고 숨져 있는 A씨를 발견했다.
집 안에는 개봉된 우울증 약봉지가 다수 발견됐다.
A씨는 몇년 전부터 우울증·알코올 중독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집 안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A씨는 5살 때인 2004년 6월 할머니, 아버지와 함께 탈북했다. A씨 가족은 중국을 거쳐 몽골까지 넘어갔다가 한국 땅을 밟았다.
A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할머니, 아버지와 떨어져 살며 대학 진학 대신 식당, 공장 등을 전전하며 일용직 노동자로 생활했다.
가족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가정형편이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 있는 A씨 가족은 두 사람 밖에 없다.
유족이 타살 가능성을 제기함에 따라 경찰은 범죄 피해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다만 9일 오전 부검에서 타박상이나 장기파열 등 신체 손상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집 근처 CCTV를 확인하고 약독물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등 A씨의 사망 원인을 조사하는 중이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