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건된 용산소방서장에… 소방청 “상황관리 적극 관여”

입력 2022-11-09 16:32 수정 2022-11-09 17:01
최성범 서울용산소방서장이 지난달 30일 이태원 참사가 벌어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소방당국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된 최성범 용산서방서장을 두고 지휘와 상황관리에 적극적으로 관여했다고 평가했다.

이일 소방청 119대응국장은 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최 서장은 현장에서 200m 거리에 있는 이태원 파출소(119안전센터)에서 대기하고 있어 출동할 때 인지하고 지휘했다”며 “또 관리, 상황 파악 등에 직접적, 적극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방은 이태원 참사 발생 전 약 4시간 동안 경찰이 112신고 11건 중 2건에 대해 공동 대응을 요청했지만 현장에 출동하지 않아 피해 규모를 키웠다는 지적을 받는다. 참사 발생 당일인 지난달 29일 오후 8시37분과 오후 9시1분에 경찰이 공동 대응을 요청했지만 출동하지 않았다.

이 국장은 이 같은 비판과 관련해 “공동 대응 요청이 들어온다고 무조건 출동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저희가 출동하지 않는 게 맞는다고 판단해서 종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판단은 신고받은 상황실에서 했다. 용사소방서장은 인지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태원 참사를 수사하는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최 서장이 사고 당시 소방대응단계를 신속하게 발령하지 않은 경위를 파악 중이다. 소방대응 2단계 발령이 늦었다는 이유 때문인데, 현장 구조 책임자로서 소방 자원을 구조 작업에 제때 투입하지 못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 소방은 첫 압사 관련 신고가 있었던 참사 당일 오후 10시15분에서 1시간이 가까이 지난 오후 11시13분이 돼서야 인근 5~6개 소방서에서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대응 2단계’를 발동했다. 현장 지휘팀장이 오후 10시43분 대응 1단계를 발령한 후 2단계 상향까지는 30분이 걸렸다. 3단계 상향은 오후 11시48분이었다.

이 국장은 “2단계는 용산소방서장이, 3단계는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이 발령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촌각을 다투는 환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용산소방서장이 현장이 아니라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순천향대병원을 임시 안치소로 지정한 것이 적절했는지에 대해선 “현장에서 많은 사람이 사망자들의 사진을 촬영하는 등 현장 지휘와 질서유지에 방해가 있어 사망자를 가장 가까운 영안실 쪽으로 지정해서 보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사망자 이송으로 부상자 처리에 지장이 초래되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재난 상황에서는 사망자나 심정지자는 가장 늦게 이송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살아 있는 사람을 우선 이송, 치료해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다.

하지만 앞서 구조활동에 참여한 관계자들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의 일부 내용이 공개됐는데 “산 사람부터 병원 보냅시다, 제발”이라는 중앙상황팀 관계자의 발언이 있었다. 이를 두고 이 같은 매뉴얼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이 국장은 “순천향대병원으로 이송된 95명 가운데 사망 판정을 받고 이송된 41명은 4명을 빼고 모두 응급실이 아닌 영안실로 바로 이송했다”고 언급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