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7% 되면 120만명 빚 갚지 못한다

입력 2022-11-09 16:29 수정 2022-11-09 16:30
서울의 한 시중은행에 대출 관련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최근 대출금리가 급등하며 빚을 감당하기 어려워진 이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득에서 세금을 떼고 나면 원리금조차 갚지 못하는 대출자만 120만명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다.

9일 금융감독원이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가계대출 평균 금리가 연 7%대에 진입할 경우 전체 차주 1646만명 가운데 120만명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90%를 넘어선다.

평균 대출금리가 3.96%였던 지난 3월에는 DSR 90% 초과 차주가 90만명에 불과했지만 이 숫자가 연내 120만명으로 30만명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DSR은 소득에서 대출 상환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다. DSR이 90%를 넘어서면 소득에서 소득세와 건강보험료 등 세금만 납부해도 원리금을 갚지 못하는 상황에 놓인다.

DSR 90% 초과 차주들의 대출 금액은 지난 3월까지만 해도 253조9000억원에 불과했지만 대출금리가 7%로 오르면 335조7000억원으로 불어난다.

특히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에서 DSR 90% 초과자가 늘어날 전망이다. 제2금융권은 8.4%(62만명)에서 10.3%(76만명)로, 은행은 3.2%(28만7000명)에서 4.8%(43만7000명)로 다중 채무자가 늘어난다. 직업별로 보면 자영업자가 10.2%(21만9000명)에서 13%(28만명)로 늘어나고 비자영업자도 4.8%(68만8000명)에서 6.4%(91만7000명)로 증가한다.

가계대출 평균금리 7% 시대가 열리면 DSR 70%를 초과하는 차주는 19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DSR이 70% 이상이면 소득에서 최저생계비를 제외하면 원리금을 감당하지 못하게 된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