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일기 내려달라” 美 한인 초등생 항의로 영상 삭제

입력 2022-11-09 16:21
스미스소니언 매거진 사이트 속 영상의 욱일기 배경 화면.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SNS 캡처

미국에 사는 한인 초등학생이 미국 스미소니언(Smithsonian) 박물관이 발행하는 매거진 사이트에 게재된 동영상 속 욱일기를 발견하고 항의해, 해당 영상이 삭제되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9일 자신의 SNS에 “우리 팔로워님들은 정말 대단하시다”며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 사는 A군(9)의 소식을 전했다.

서 교수에 따르면 A군의 어머니는 최근 서 교수에게 “얼마 전 아이가 스미소니언 매거진 사이트에 있는 동영상을 시청하던 중 욱일기를 발견하고 알려줬다”며 연락을 했다. 해당 사이트는 미국 스미소니언 국립 자연사 박물관이 운영하는 곳이다.

A군이 본 동영상은 집고양이의 역사와 과학에 관한 내용으로, 일본의 예를 드는 부분에서 욱일기가 배경 화면으로 사용됐다.

서 교수는 “이에 대해 아이가 먼저 스미소니언 측에 항의 메일을 보냈고, 짧은 답변은 왔지만 일주일이 지나도록 욱일기가 지워지지 않았다”며 “A군의 어머니는 미국 커뮤니티에 지원 요청을 해 많은 분이 동참해, 끝내는 욱일기를 삭제시켰다는 연락을 해 주셨습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제가 댈러스에 출장을 가게 된다면 꼭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적었다.

이어 “카타르에 거주 중인 분들이, 최근 카타르 도하의 쇼핑몰 외벽에 일본 욱일기 응원이 담긴 대형 광고 사진이 등장한 것에 대해 현지 교민들과 함께 항의해 이를 제거한 사건이 있었다”며 “예전에는 욱일기를 보고 제보를 해주시면 저희 팀에서 바꿔나가는 방식이었는데 요즘은 직접 항의를 하고 바꾸신 후에 연락을 주시니 저희가 할 일이 많이 줄었다”고 했다.

이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감동이다. 어린이 너무 멋지다”, “멋진 엄마에 자랑스러운 아이다”, “울컥한다. 어린이가 어른보다 훨씬 낫다” 등 반응을 보였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