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새 20학급→69학급…제주 초등학교 양극화 심화

입력 2022-11-09 15:21 수정 2022-11-09 15:39
제주지역 일부 학교에 학생 수가 크게 늘어 교실 증축이 매년 이어지면서 교사들이 좁은 공간에 이중삼중 주차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이 학교는 최근 체육관을 신설하면서 주차장을 새로 마련했다.

짧은 시간에 급격히 불어난 인구를 뒷받침하기 위해 도시개발사업이 가속화하면서 제주지역 초등학교 학생 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일부에선 매해 증축을 해도 교실이 모자란데, 한해 신입생이 10명이 채 되지 않는 학교도 상당 수에 이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0월말 기준 제주도 총인구는 67만8324명으로, 2006년 특별자치도 출범 당시(56만1695명)보다 20.7%(11만6629명)나 늘었다.

이 같은 증가 추이는 외부 이주민에 의한 것으로, 제주는 경기 세종과 함께 전국에서 가장 인구 증가폭이 큰 지역으로 분류된다.

단기간 인구가 급증하면서 그동안 제주에선 택지개발을 통한 대규모 아파트단지 건설이 잇따랐다. 여기에 부동산 호황을 타고 빈 땅마다 집과 상가가 들어서면서 개발지구를 중심으로 학생 수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아라택지개발지구 내에 위치한 아라초등학교의 경우 2012년 20학급 535명이던 학생 수가 2022년 69학급 1869명으로 불과 10년만에 3배 이상 급증했다. 내년에는 학생 수가 더 늘어 도내 최대 규모 학교가 될 전망이다.

아라초가 과밀화되면서 인근 영평초도 같은 기간 7학급에서 28학급으로 4배 가까이 규모가 커졌다.

이도지구 내 이도초등학교의 경우 2012년 16학급 407명으로 개교한 뒤 올해 44학급 1202명으로 불어나 1200명을 기준으로 하는 제주시 내 과대학교그룹에 이름을 올렸다.

대단지 아파트 인근 외도초등학교는 같은 기간 47학급에서 55학급으로, 신축빌라들이 빽빽이 들어선 오라초등학교는 10학급에서 29학급으로 각각 증가했다.

반면 또 다른 곳에선 신입생 수가 저조해 존립을 걱정해야 하는 학교들이 있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신입생 수가 10명 이하인 학교는 총 24개교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초등학교(분교장 포함 120교)의 20%에 달한다. 대부분이 읍면지역이지만 동지역 학교도 2곳이나 포함됐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아파트가 우후죽순으로 들어서면서 중기 학생배치계획을 정확히 예측하는 작업이 매우 어려워졌다”며 “다만 일부 학교의 학생 수 증가 추이는 2024년부터 조금씩 감소세로 접어들 것으로 보이고, 오히려 과소학교가 다시 문제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