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수석들이 국정감사 도중 ‘웃기고 있네’라는 필담을 나누는 장면이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돼 논란이 거센 가운데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필담을 들키기 전부터도 이들의 태도가 불량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9일 국정감사를 마친 뒤 페이스북에 “새벽 1시45분, 운영위 국감(대통령실) 마치고 이제 집에 들어왔다”면서 “10·29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들에 대한 미안함과 아픔 때문에 온 국민의 가슴이 절절한데 국감장에서 깔깔, 킥킥거리던 대통령실 참모들의 웃음소리에 분노가 치민다”며 당시 수석들의 태도를 언급했다.
이 의원은 “‘웃기고 있네’라는 조롱 섞인 대통령실 수석들의 비아냥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아 잠을 못 잘 것 같다”며 “156명의 죽음이 희화화되는, 타인의 아픔에 진영싸움으로 맞대응하는 그들에게서 책임은 둘째치고 휴머니즘조차 찾아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앞서 이 의원은 8일 국감 도중 ‘웃기고 있네’라는 필담을 나눈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페이스북에 “대통령실 국감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고도 썼다.
이 의원은 “이 상황이 웃기느냐. 가슴 아픈 이태원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소재를 따지는 상황이 웃기느냐”며 “이것이 윤석열 정권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을 대하는 태도”라고 분개했다.
국회 운영위 소속 전용기 민주당 의원도 9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이 의원과 같은 주장을 했다.
전 의원은 “대통령실 수석들이 나오셔서 의원들 질의에 피식피식 웃는 모습도 지속적으로 보였기 때문에 이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대통령실 비서진이 왜 이렇게 국감을 수감하는 태도가 올바르지 못하냐. 왜 이렇게 웃는 소리도 들리냐고 한 차례 지적을 했었다”고 말했다.
이날 김은혜 홍보수석은 강승규 시민사회수석과 대화를 나누며 ‘웃기고 있네’라는 필담을 나눴고, 이 모습이 이데일리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민주당 운영위원들이 주호영 운영위원장에게 항의했고, 주 위원장 역시 다소 언성을 높이며 필담을 나눈 당사자들에게 일어나서 경위를 설명하라고 경고했다.
김 수석과 강 수석이 일어났고, 김 수석은 “물의를 빚어 정말 죄송하다. 강 수석과 제가 다른 사안으로 이야기하다 적은 것을 위원 질의에 대해 쓴 것으로 비칠까 우려돼서 지운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