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경찰 때린 尹에 또 “마약과 전쟁 선포한 탓”

입력 2022-11-09 09:33 수정 2022-11-09 10:24
방송인 김어준씨, 윤석열 대통령.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화면 캡처,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방송인 김어준씨가 이태원 참사에 대한 경찰의 미흡한 대응을 질타한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해 “왜 다른 사람에게 이유를 묻는가”라며 또다시 ‘마약과의 전쟁’이 비극을 초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9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지난 7일 윤 대통령이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에서 “경찰에 정말 묻고 싶다”며 현장 경찰의 책임을 물은 것에 대해 “대통령은 그 이유를 정말 몰라서 이런 말을 하는 건가”라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당시에 130여명의 경찰들이 현장에서 지켜보고 있었는데, 왜 그런 도로 차단 조치를 해서(대응하지 않았나)”라며 “도대체 왜 안 이뤄졌는지 도저히 납득이 안 간다”고 경찰을 질책했다.

김씨는 이를 두고 “대통령은 그 이유를 정말 몰라서 이런 말을 하는 걸까요”라며 “그 이유는 그 130여명 중에 다중의 동선을 통제하며 시민의 안전을 도모하는 기동대가 단 한 명도 없었기 때문이다. 기동대 대신 마약과의 전쟁을 위해 마약 단속 인력을 집중 투입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럼 그 마약과의 전쟁은 누가 선포했는가. 바로 대통령 본인 아닌가”라며 “이걸 왜 다른 사람에게 이유를 묻는가”라고 덧붙였다. 뉴스공장은 그러면서 지난달 21일 경찰의 날 당시 윤 대통령이 “미래세대를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마약과의 전쟁에서 승리해 달라”고 말한 육성을 재생했다.

김씨는 지난 2일에도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추진한 마약 적극단속 정책이 사고 원인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당시 울산경찰청장 출신의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뉴스공장에 출연해 “그날 (서울에) 81개의 기동대가 운영됐다. 이태원에 1개 기동대만 운영됐어도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 것)”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김씨는 “의아한 것 중 하나가 마약 수사를 담당하는 사법경찰 79명이 투입됐다는 것”이라며 “(당시 이태원에 배치된 경찰) 137명 중에서도 다수가 마약 수사로 간 거다. 사복을 입고 가서 사람들 눈에는 경찰로 안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기동대도 없이 79명의 사법경찰을 집중 투입할 거라면 경찰 혼자 판단하진 않았을 거 아니냐”면서 “마침 대검에서 불과 2주 전에 마약과의 전쟁을 한 장관이 선포했다. 우선순위가 달라졌다고 할 때 그 안배를 그쪽에 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황 의원은 “마약과의 전쟁도 순수하게 안 본다. 마약이 확산 기미가 보이는 건 틀림없지만 마약과의 전쟁까지 할 상황이냐”며 “공안통치 분위기를 만들려는 걸로 보인다. 마약과의 전쟁이라는 분위기를 만들고, 거기에 암묵적으로 대통령실이나 국무총리실이 동조하니까 경찰도 범정부적 분위기 아니냐 해서 거기에 동조하고 이렇게 됐을 수 있다”고 답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