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측, 논란 하루 만에 풍산개 정부에 반환했다

입력 2022-11-08 22:12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일 오후 관저에서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 북측 선물 풍산개 수컷 '송강'을 어루만지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전 대통령 측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서 선물 받은 풍산개 ‘곰이’와 ‘송강’을 국가에 반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지 하루 만에 이들을 정부에 인계했다.

행정안전부 대통령기록관은 8일 오후 문 전 대통령 측으로부터 곰이와 송강 2마리를 넘겨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대통령기록관은 이날 오전 11시쯤 문 전 대통령의 경남 양산 사저를 방문해 반환장소와 방법을 등을 확정했고, 오후 3시쯤 대구 경북대병원 동물병원에서 만나 곰이와 송강에 대한 인수인계 절차를 진행했다.

대통령기록관은 문 전 대통령 측으로부터 곰이와 송강의 관리 권한을 넘겨받은 직후 건강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병원에 입원시켰다고 덧붙였다.

곰이와 송강을 인수한 대통령기록관은 건강 상태를 점검한 뒤, 이들을 다른 곳으로 이동시킬 계획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풍산개를 맡아 관리할 기관, 관리방식 등을 검토·협의 중이며 관리기관이 결정되면 풍산개를 이동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곰이와 송강은 문 전 대통령이 2018년 9월 남북정상회담 뒤 김 위원장으로부터 선물 받은 풍산개로, 국가원수 자격으로 받았기 때문에 대통령기록물에 해당한다.

다만 대통령기록관은 동식물을 관리·사육할 시설을 갖추지 않고 있고, 키우던 주인과 사는 것이 동물복지 차원에서도 바람직하다는 판단에서 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대통령기록관으로부터 이들을 위탁받아 사저에서 길러왔다.

하지만 문 전 대통령 측에서 전날 동식물인 대통령기록물을 전 대통령에게 위탁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시행령 개정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정부에 곰이와 송강을 반환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문 전 대통령 측이 “이유를 알 수 없는 대통령실의 이의 제기로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고 밝히고, 대통령실은 “아직 관련 부처가 협의 중인 상황”이라고 반박하면서 진실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편 곰이가 낳은 새끼인 ‘다운이’는 당분간 문 전 대통령의 사저에 머무를 것으로 전해졌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