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대통령실, 꼬리자르기” 공세…與 “文정부 참사 땐 누가 책임졌나”

입력 2022-11-08 18:31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8일 오전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대통령 경호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를 받으며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실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여야가 ‘이태원 참사’의 책임소재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국정 최고 컨트롤타워인 대통령실이 ‘직무유기’를 한 것이라고 화력을 집중했다. 국민의힘은 문재인정부 때 발생했던 각종 참사를 거론하며 당시에 제대로 된 사과가 없었다고 대통령실을 엄호했다.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은 민주당 공세에 “공무원 생활 35년째인데, 나도 지금 상황이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고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감 내내 대통령실이 ‘책임 떠넘기기’를 하고 있다고 거세게 몰아붙였다.
강득구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최근 발언을 들어 보면 (대통령실은) 이번 참사의 원인을 용산경찰서나 경찰청, 소방서 이런 쪽으로 다 떠넘기고 그야말로 꼬리자르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김수흥 의원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서 대통령실과 행정안전부, 경찰, 서울시, 용산구까지 어떤 대책도 세우지 않았다”며 “직무유기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김 실장은 “(일선에서) 보고가 안 올라왔는데, 어떻게 대책을 세우나”라며 “(내용을) 알아야 대책을 세울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일선 지휘보고 계통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상황을 지적한 것이다.
김 실장은 또 “지난번 (이태원) 지구촌 축제 때는 (사고현장 앞) 거리를 전부 차없는 거리로 만들어 사람들이 그쪽으로 나올 수 있었다”며 “이번에도 용산경찰서에서 그 조치만 해 줬어도 되는데, 도무지 이해가 안 되고 분통이 터진다”고 토로했다.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은 2017년 인천낚시배 사고와 제천스포츠센터 화재참사, 2018년 밀양세종병원 화재참사 등을 거론하면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롯해 전 정부 인사의 제대로 된 사과가 없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 의원은 “과연 지금의 야당이 여당이었던 정권에서는 참사 발생에 대해 누가 책임을 졌나”라며 “아무리 떠올려도 떠오르는 사람이 없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은 문 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선물 받은 풍산개 3마리를 정부에 반납하기로 한 사실도 공격했다.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은 “(김정숙 여사는) 장신구를 구매하는 데 수억원씩 쓰는데, 반겨견 사료값 몇십만원이 없어서 파양해도 되는 건지 의아하다”면서 “민주당 표현으로는 ‘최고존엄’인 김 위원장이 준 선물을 파양할 수 있느냐”고 비꼬았다.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이 이태원 참사를 서울 강남역 출퇴근 인파와 비교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방 실장은 “일상에서도 강남역에 하루 통행하는 인원이 13만명이 넘는다”며 “우리가 그만큼 그것(인파)에 둔감하다”고 말했다. 정무위원장인 백혜련 민주당 의원은 “적절한 비유가 아니다”라며 “이태원은 핼러윈이라는 특정한 날에 더 많은 사람이 몰리는 특수성이 있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정현수 박민지 구승은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