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문화재단은 오는 14일부터 12월 2일까지 19일간 빛고을시민문화관 공연장, 은암미술관, 컬쳐 호텔 람(LAAM) 1층 미술전시관 등에서 ‘2022 예술날개 페스티벌’을 개최한다고 8일 밝혔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의기투합해 펼치는 예술과 소통의 무대다. 행사는 지역 장애예술인들이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뽐내는 결과발표회 형식으로 치러진다.
장애·비장애가 함께 어우러지는 오케스트라 공연과 무장애 연극공연, 광주지역 장애예술인단체와 부산문화재단 장애예술 창작센터 온그루 작가 11명이 참여하는 배리어-프리 광주 전시회, 장애인 미발표 문학집 발간 등이다.
예술날개 페스티벌은 15일 오후 7시 극단애인의 ‘3인 3색’ 공연으로 막을 올린다. 극단애인(대표 김지수)은 2007년 중증 장애인을 중심으로 구성된 연극단이다. 장애인의 불규칙한 경직과 이완, 시차가 있는 언어, 휠체어와 한 몸인 움직임 등 ‘장애’ 의 고유한 신체적 특징을 무대 위에서 표현한다.
16일에는 우리오케스트라단의 ‘너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빛고을시민문화관 공연장에서 펼쳐진다. 우리오케스트라단(음악감독 김수연)은 이번 공연을 위해 조직된 장애인오케스트라 단체다. 주최 측은 지난 7월부터 17명의 지역 장애인을 선발해 12주간 악기연주를 가르쳐왔다.
공연명은 ‘너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로 17명의 교육생들이 자신이 연습한 곡을 사랑하는 가족, 친구, 연인에게 들려주게 된다.
장애인 연주자가 누구에게 들려주고 싶었는지는 공연 당일 영상을 통해 공개된다.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넘어 참가자들이 함께 만드는 무장애 공연의 진수를 보여 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연극단의 ‘경사났네, 경사났어’(원작 맹진사댁 경사) 공연은 18일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선보인다. 원광연 연출, 유지영 강사와 전문배우인 한종신, 박유정, 김예성, 정낙일, 이종경이 7명의 교육생들과 12주간 연기 연습을 통해 만든 작품이다.
맹진사가 판서댁 아들 미언을 사위로 맞아 세도가의 사돈이 되려고 하지만 절름발이 사위에게 딸을 시집보낼 수 없는 생각에 잔꾀를 부려, 딸의 몸종 이쁜이를 속여 시집을 보낸다는 줄거리다. 외모나 배경 등이 중요한 것이 아닌 인간의 진정한 마음이 소중하다는 것을 풍자한다.
18일부터 12월 2일까지는 부산문화재단과 교류 10주년을 기념하는 차원에서 은암미술관과 컬쳐 호텔 람(LAAM) 1층 전시장에서 배리어- 프리 광주 ‘무언可 창조’展을 개최한다. 독립영화 감독 조재형의 ‘맛의 기억’이란 작품도 배리어-프리 화면해설을 통해 만날 수 있다.
‘맛의 기억’은 고향이 전라도인 여자가 경상도에서 살아가면서 맛 컬럼 기자로 활동하는 내용을 담은 작품이다. 특집 기사로 전라도 맛 기사를 작성하기 위해 전라도에 오면서 ‘홍어’로 얽힌 자신의 기억과 정체성을 찾아가는 따뜻한 가족 영화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 시나리오가 제공된다.
이밖에 등단한 문학 작가뿐만 아니라 일반 장애인을 대상으로 공개모집을 통해 선발한 10명의 작가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통해 글과 책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장애인 미발표 문학집인 ‘예술날개 3’을 발간한다. 문학집에는 시와 시조 40편, 동화 1편, 수필이 2편 총 43편의 작품이 수록됐다.
황풍년 광주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예술날개 페스티벌은 장애인들의 예술적 재능을 발굴하고 표현하는 무대로 장애·비장애인이 문화예술을 통해 함께 어울리는 소통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