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꼼짝마’…광주경찰청 혁신 근무체계 구축

입력 2022-11-08 12:12 수정 2022-11-08 15:55

광주경찰청이 21일부터 지구대·파출소 근무체계를 획기적으로 개편한다. 지난 2007년 전남경찰청에서 분리 독립한 이후 15년 만에 최대 규모다.

광주경찰청은 8일 “시민들과 접촉이 잦은 지구대 19곳과 파출소 21곳의 다양한 치안수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일선 치안관서 인력 재배치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지난 8월부터 5개 경찰서에 소속된 전체 40개 지구대·파출소별 출동신고 건수와 범죄 발생률, 인구 등을 정밀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관행적으로 유지해온 근무체계를 대폭 바꾼다는 것이다. 치안수요에 능동적으로 혁신하려는 광주경찰청의 자구적 체계개편은 지방청 차원에서는 이례적이다.

현장 직원 설명회와 설문조사를 거친 개편 방안은 치안수요가 상대적으로 많은 곳에 인력을 집중해 한정된 인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재배치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최소 관리요원을 제외한 대부분 인력을 현장 순찰요원으로 전환해 치안수요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이다.

실제 광주지역 지구대·파출소의 경우 그동안 치안수요와 근무강도 편차가 적잖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치안수요가 많은 도심권 지구대는 하루 평균 50건이 넘는 신고와 출동이 이뤄지는 데 비해 외곽지역 특정 파출소는 1건도 되지 않는 사례가 비일비재했다.

2019년~2021년 3년 동안의 치안관서별 신고건수를 보면 하루 평균 상무지구대 64건, 수완지구대 53건이지만 임곡·동곡파출소는 고작 1건 수준에 불과했다. 경찰관 1인당 평균 신고건수 역시 평균 4건(상무지구대)과 0.46건(임곡파출소)으로 편차가 8배를 넘었다.

광주경찰청은 이에 따라 현행 5조 3교대 근무 방식인 상무, 수완지구대 외에 야간신고가 월등히 많은 첨단, 금남, 백운, 용봉 지구대에 5조 3교대를 새로 도입한다. 취약시간대 인력 보강을 위한 근무체계 변경이다.

이들 지구대 4곳의 5월~8월 4개월간의 신고건수는 주간보다 야간시간대(밤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8시) 신고건수가 훨씬 많았다. 용봉동 먹자골목을 담당하는 용봉지구대의 경우 전체 2833건 신고 가운데 야간시간대 비율이 1773건으로 62.6%를 차지했다

이 중에서도 취약시간인 밤 10시부터 다음 날 새벽 4시까지 신고건수가 1227건(43.3%)이나 됐다. 주간으로 분류되는 오전 8시부터 밤 8시까지 신고건수는 1060건(37.4%)에 머물렀다.

첨단, 금남, 백운 지구대 3곳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야간시간과 취약시간에 시민들로부터 각종 범죄신고가 몰렸다.

광주경찰청은 이를 감안해 기존 4조 2교대 근무에 밤 10시부터 다음 날 새벽 4시까지 근무하는 심야팀을 신설해 신고가 집중되는 심야시간대 지구대 4곳의 치안수요에 적극 대처하기로 했다. 이로써 5조 3교대 근무방식 지구대는 6개로 늘어난다.

치안수요가 늘어난 하남파출소도 3조 2교대 방식에서 인력을 보강해 4조 2교대 방식으로 바꾼다.

반면 파출소 9곳은 주간파출소로 인력을 감축해 운영한다. 경찰서별로는 광산서 4곳(송정·비아·동곡·임곡) 서부서 2곳(풍암·염주), 남부서 2곳(주월·양림), 동부서 1곳(지산)이다.

주간파출소는 도심 1명, 외곽 2~3명의 인력이 향후 방문민원 접수와 함께 주간신고만 제한적으로 처리하게 된다. 공휴일과 야간에는 인근 중심 치안관서에서 신고에 신속히 대응하게 된다.

치안공백을 막기 위해 주간파출소에는 112순찰차와 캠 등 화상통합지휘시스템과 광주경찰청의 특수시책인 ‘112사건 초기 현장지휘권 확립계획’을 접목해 살인, 강도 등 5대 강력범죄에 대한 현장 대응력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코드1’ 등 강력사건 발생 때는 인근 중심 치안관서는 물론 경찰서, 지방청 차원에서 통합 지휘체계를 가동해 안정적으로 치안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광주경찰청은 눈코 뜰 새 없는 지구대 취약시간대 근무강도를 고려하고 치안 현장의 인력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해 5개 경찰서별 치안여건·현장 의견을 반영해 인력을 대폭 재배치한다고 설명했다.

임승혁 광주경찰청 112 치안종합상황실 112관리팀장(경정)은 “치안수요 분석을 바탕으로 지구대와 파출소의 현장 대응력을 강화한다”며 “한정된 인력으로 최대한의 성과를 거두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