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소방 당국과 현장 대원 간 주고받은 안타깝고 긴박한 무전 내용이 8일 공개됐다.
이날 공개된 무전 녹취록에는 소방대원들이 참사 현장에서 한 명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절규하며 뛰어다닌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이성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종합방재센터 종합상황실로부터 제출받은 이태원동 구조 관련 녹취에 따르면 용산소방서 구조대가 출동을 시작한 것은 오후 10시18분이었다.
이후 10시20분부터 “사람이 깔려 있고 많이 복잡하다”는 무전이 오가기 시작했다.
“지금 10명 정도 깔렸다고 신고가 들어오고 있다”(10시23분)
“대부분 압사당할 것 같다는 신고가 지금 많이 들어오고 있다”(10시24분)
“용산에 깔려 있는 사람이 많다고 계속 신고가 들어오고 있다”(10시28분)
10시31분 관제대에는 “의식이 없는 사람이 3명이 있다고 들어왔는데, 더 있을 수도 있다. 지금 신고가 30건이 넘어간다”는 무전이 타전됐다.
현장 대원들의 무전은 점점 더 급박해졌다.
“해밀톤 정문을 통해서 후문으로 나와서 골목을 진입해야 되고 15명 정도 CPR 실시 중인데, 인원 모자라요. 대원들 빨리”(10시42분)
“이쪽으로 15명 정도 쓰러져 있고 CPR 실시 중이에요. 응급해요”(10시42분)
“대원들 뒷골목 쪽으로 더 들어와야 해요. 훨씬 많은 대원이 필요해요”(10시50분)
“전 대원들은 후면으로 오세요. 후면에 심폐소생술 환자가 급증합니다”(10시56분)
“건물 후면 30명 정도 지금 CPR 실시 중이에요. 대원들 모자라서 일반 시민들 CPR 다 동원해서 CPR 하고 있어요. 30명이 넘어요, 30명이 넘어요”(11시00분)
“30여명이 의식이 아예 없습니다. 이쪽으로 대원들 더 보내주셔야 합니다”(11시00분)
이때부터 소방본부에서는 전 대원에게 구급차에서 내려 들것만 들고 현장으로 뛰어갈 것을 지시하기 시작했다.
참사 현장에서의 긴박한 무전은 다음 날 오전 10시26분 관제대가 “1025 대응 1단계 해제”라고 밝힐 때까지 계속됐다.
최승욱 김승연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