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로 드시고 가세요”…제주 짬뽕집 노부부가 애도하는 법

입력 2022-11-08 10:59 수정 2022-11-08 12:48
온라인커뮤니티 보배드림

제주의 한 작은 짬뽕집이 이태원 참사 이후 애도 기간에 공짜로 손님들에게 음식을 대접했다는 사연이 알려졌다.

온라인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지난 4일 ‘공짜점심을 먹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제주에 거주 중인 A씨는 “어제 일하다 3명이서 점심을 먹으러 동네 작은 중화요릿집을 방문했다”고 썼다.

A씨는 이곳이 작은 가게이기는 하지만 1년여 전 짬뽕을 전문으로 다루는 유튜버가 다녀간 뒤로는 너무 유명해져 잘 가지 않게 됐다고 소개했다.

A씨는 “어제는 큰맘 먹고 일찍 출발해 약 10분 정도 대기하고 밥을 먹었다”며 “다른 테이블에서 식사하시던 동네 어르신께서 계산하려는데 돈을 안 받고 그냥 가시더라”라고 의아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화 내용은 듣지 못해서 ‘다른 분이 계산하셨나 보다. 아니면 월 결제를 미리 하셨나?’ 생각했는데, 다음 테이블 손님도 그냥 가시더라”라고 덧붙였다.

식사를 다 마친 뒤에야 A씨의 의문이 풀렸다. A씨 일행이 식사를 마친 뒤 계산을 하려고 하는데 노부부 내외는 계산을 한사코 거부하며 “젊은이들 추모 기간”이라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이 정도뿐”이라고 말했다고 A씨는 전했다.

A씨는 “이런 분들이 우리나라를 이끌어주시는 큰 원동력이라 희망이라 생각한다”며 노부부 사장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A씨 일행은 현금 1만7000원을 모아 정수기 옆 바구니에 넣고 가게를 떠났다고 한다. 음식값은 총 2만3000원이 나왔다며 A씨는 “나머지 금액은 다른 방법으로 또 갚아드리겠다”고 썼다.

A씨는 “광고로 오해하실 수도 있겠지만 광고 없어도 너무 바쁘고 하루에 3~4시간만 장사하는 집”이라며 “휴무도 1주일에 이틀이나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런 분들이 곳곳에 있다는 희망을 드리고 싶어 글을 남긴다”며 본인이 해당 일화를 소개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