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특별수사본부가 윤희근 경찰청장실과 김광호 서울청장실 등 경찰 지휘부를 포함한 전방위 압수수색를 진행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 상황에서의 경찰 부실 대응을 강하게 질타하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아주 엄정하게 진실을 규명하라”고 명령한 지 하루 만이다.
특수본은 8일 경찰과 소방, 용산구청, 서울교통공사 등 4개 기관 55곳에 대한 동시다발적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특수본은 윤희근 경찰청장 집무실을 비롯해 경찰청 3곳,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실을 비롯해 서울청 16곳, 용산경찰서장실을 비롯한 7곳 등 경찰 관련 26개 장소에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했다. 경찰의 현직 지휘부 압수수색은 전례가 드문 일이다.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피의자로 입건한 특수본은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서울종합방재센터 종합상황실과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용산소방서 등 소방 관련 7곳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지난 2일 압수수색이 진행됐던 박희영 용산구청장실도 다시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이 외에도 부구청장실, 행정지원국 및 문화환경부 소속 각 사무실과 CCTV 통합관제센터 등 19곳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벌이는 중이다.
경찰과 지하철 ‘무정차 통과’를 두고 진실 공방을 벌인 서울교통공사는 본부와 이태원역 등 3곳도 압수수색 대상에 올랐다.
특수본은 주요 피의자 및 참고인들의 휴대전화와 핼러윈 데이 관련 문서를 집중적으로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CCTV 영상파일과 PC 전자정보 등도 압수 대상이다.
특수본은 경찰과 소방, 구청 등 관련 기관들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사전 준비가 철저했는지, 사후 조치는 적절했는지 등을 광범위하게 살펴보고 있다. 앞서 지난 6일에는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등 경찰 간부 4명과 박희영 구청장,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등 6명을 피의자로 전환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