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근 경찰청장이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로부터 수사 진행 상황을 보고 받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셀프 수사 논란’에 휩싸였다. 경찰청은 윤 청장이 습관적으로 ‘보고’라고 표현한 것이라는 취지의 해명을 내놨다.
윤 청장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특별수사본부에서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의 집무실이나 휴대전화 압수수색을 했느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현재까지는 하지 않았고 추가로 할 수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윤 청장은 또 “수사와 관련된 부분은 제가 구체적 보고 받고 있지 않지만 특수본이 합리적인 판단을 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윤 청장이 구체적으로 누구에게 보고를 받았는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추가 압수수색 여부는 특수본만 알 수 있는 수사 상황이라서 윤 청장이 별도의 통로로 수사 진행 상황을 보고받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논란이 커지자 경찰청은 “관련 언론보도를 보도와 관련한 주변 얘기들을 습관적으로 ‘보고’라고 말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특수본 관계자도 “특수본은 독립적인 기구이기 때문에 경찰청에 절대 보고하지 않는다”면서 “수사와 관련한 상황은 특수본 내에서만 공유된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밝혔다. 논란이 계속되자 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청장이 관련 질의가 있으면 직접 해명할 것으로 안다”고도 했다.
수사의 독립성을 보장받는 특수본은 경찰청장 등 경찰 수뇌부의 지휘·감독을 받지 않고 수사 결과만 보고해야 한다. 특히 이번 이태원 참사의 경우 경찰청장, 서울경찰청장 등 경찰 지휘부가 수사 대상이 될 수 있어 특수본의 독립성이 유독 중요해진 상황이다. 윤 청장도 지난 1일 특수본 구성을 지시하며 “수사 진행 상황을 보고받지 않고 수사 결과만 보고받겠다”며 수사 독립성 보장을 약속했었다.
‘이태원 참사’로 불안, 우울 등 심리적인 어려움을 겪는 분들은 정신건강위기상담전화(1577-0199)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