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면으로 충돌했다.
김 의원은 경찰이 마약 단속에 집중하느라 ‘이태원 참사’를 막지 못했다는 취지로 한 장관을 공격했다.
이에 한 장관은 “의원님은 모든 게 저로부터 비롯되느냐”며 물러서지 않았다.
김 의원이 ‘공직자로서의 책임감’을 거론하며 역공을 가하자, 한 장관은 “의원님이 책임감을 말하나”라고 응수했다.
김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마약 범죄 단속 때문에 이태원 참사를 막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는 취지의 언론 보도들을 거론하며 “정치적 장삿속을 채우거나 허무맹랑한 유언비어를 퍼뜨리려고 기사를 썼다고 할 수 없지 않느냐”고 물었다.
한 장관은 “왜 이렇게까지 기를 쓰고 이 틈을 타서 마약수사를 못하게 하는지 국민들은 진짜 이유를 궁금해 할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경찰이 제출한 자료를 보면 경찰 137명 중 마약 단속 형사가 50명이었다. 이들이 최초로 사건을 인지한 시점은 참사 발생 시각 30분 뒤”라며 “경찰 50명이 이태원 곳곳에 있었는데 쓸모가 없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얼마든지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 장관은 “(경찰의 마약 단속이) 검찰이나 저하고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김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몇 차례에 걸쳐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고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 꼭 승리해 달라고 했다”며 “김광호 서울청장 입장에서는 무겁게 받아들였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마약과의 전쟁 시발점은 한 장관이 아니냐”고 덧붙였다.
한 장관은 “경찰이 마약 단속 성과를 내는 게 저랑 무슨 상관이냐”고 재차 되물은 뒤 “그날 저희는 단속을 한 게 없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그러면서 ‘청담동 심야 술자리’ 의혹을 다시 꺼내들며 역공을 펼쳤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한 장관과 윤석열 대통령이 대형 로펌 변호사들과 고급 술집에서 심야 술자리를 가졌다는 의혹을 제기했었다.
한 장관은 “의원님은 모든 게 저로부터 비롯되는 것인가”라며 “‘청담동 한동훈 술자리’라고 하지 않았나. 이제 한동훈은 없어졌더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태원 참사에 대해 “대한민국 공직자로서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는 한 장관 발언을 언급하며 반격을 가했다.
김 의원은 ‘공직자로서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는 사람이 그 문제(청담동 술자리 논란)를 거론하느냐’고 지적하자, 한 장관은 “의원님이 책임감을 말하나”라고 응수했다.
한 장관은 “의원님은 매번 이런 식이다. 던져놓고 언론에서 받게 한다”며 “주워 담지도 못하고 사과도 없다”고 쏘아붙였다.
그러자 김 의원은 “제가 왜 사과를 해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