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노한 尹, 윤희근 면전서 “왜 4시간 동안 쳐다만 봤나” 질타

입력 2022-11-07 17:19 수정 2022-11-07 17:29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재난안전관리체계 점검 및 제도 개선책 논의를 위해 열린 국가안전시스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윤희근 경찰청장에게 “왜 4시간 동안 물끄러미 쳐다만 보고 있었느냐”고 강하게 질책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가안전시스템 점검 회의에서 격앙된 어조로 윤 청장을 향해 “우리 경찰이 그런 엉터리 경찰이 아니다. 정보 역량도 뛰어나고”라며 이처럼 따져 물었다고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아마 초저녁부터 한 오후 5시40분~50분쯤부터 사람들이 점점 모이고 6시34분에 첫 112신고가 들어올 정도가 되면 아마 거의 아비규환 상황이 아니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인원 통제 권한이 없었다는 경찰 측 해명을 꼬집으며 “그 상황에서 경찰이 권한이 없다는 말이 나올 수 있나”라고 질타했다.

윤 대통령은 “인파 사고를 막기 위한 인파 관리의 기본 중 기본은 밀집도를 떨어뜨리는 것”이라며 “이것은 어디 구석에서 벌어진 게 아니라 주(主)도로 바로 옆 인도에서 벌어진 사고”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정도 되면 주도로를 당연히 차단했어야 한다”며 “안전사고를 예방할 책임이 어디에 있나. 경찰에 있다”며 거듭 질책했다.

윤 대통령은 “소방은 예방도 물론 하지만 사고 발생 직후부터 119 구급대가 작동하기 시작하는 것이고 사고를 막는 것은, 그리고 위험을 감지해야 하는 것은 경찰”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찰이 통상 수집하는 이 경비 정보, 여기에 사람이 많이 몰릴 것 같다든지 하는 그런 정보를 일선 용산경찰서가 모른다는 것은 상식 밖이라고 생각한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현장에 나가 있지 않았느냐. 112 신고가 안 들어와도 조치를 해야 했던 것 아니냐”며 “제도가 미비해서 대응을 못 했다는 말이 나올 수 있나, 이 말”이라고 책임자들의 발언을 추궁했다.

그러면서 “이태원 참사가 제도가 미비해서 생긴 건가. 저는 납득이 안 된다”며 “저런 압사 사고가 일어날 상황이고, 6시 반부터 사람들이 정말 숨도 못 쉴 정도로 죽겠다고 하면 현장에서 눈으로 보고 있잖아요, 그걸 조치를 안 해요?”라고 반문했다.

윤 대통령은 “재난안전 컨트롤타워는 대통령이 맞다”라면서도 “이것이 효과적으로 이뤄지려면 보고 체계가 신속하게 작동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대통령실이 비공개회의에서 있었던 윤 대통령 발언을 공개한 것은 회의 내용을 국민에게 가감 없이 전달하라는 윤 대통령의 지침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누구를 특정해서 이야기한 것이 아니다”며 “대통령뿐 아니라 우리 모든 국민이 가진 의문이자 안타까움, 답답함을 말씀한 것이다.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을 묻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