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사는 다세대주택 방에 불을 냈다가 2명의 사상자를 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수원고법 형사1부(재판장 신숙희)는 현주건조물방화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8년을 선고했다고 7일 밝혔다.
A씨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극단적 선택을 하기로 마음먹고 지난 1월 3일 자정쯤 경기도 안산 소재 4층 규모의 다세대주택 2층에 있는 자신의 방에서 옷가지와 이불에 불을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불은 건물 4층까지 번졌고, 같은 건물 4층에 살던 40대 B씨 부부는 불을 피하려다가 지상으로 추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B씨가 숨졌고, 그의 아내는 약 12주 간의 치료가 필요한 골절 등 상해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때 건물 계단과 벽면 등이 훼손돼 6900만원 상당의 수리비가 발생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앞서 1심은 “여러 명이 거주하는 건물에 불을 질러 한 명이 사망하고 한 명이 중상을 입는 등 참혹한 결과가 발생했다”며 “피고인은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했고 피해 복구도 이뤄지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엄중한 처벌은 불가피하다”며 A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A씨 측은 “인명사고가 발생한 부분은 피고인의 행위와 인과 관계가 없고 피고인이 그 피해를 예견했을 가능성도 없다”며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그러나 2심은 “피해자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4층에서 뛰어내릴 정도로 긴급한 상황이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면서도 “피고인은 건물에 다수의 입주민이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인명사고를 예견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런 사정을 고려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며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