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연 용산구청장 사고 당일 “보고없었다…주민 문자받아”

입력 2022-11-07 15:56 수정 2022-11-07 16:43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 발언대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연합뉴스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언론의 여러 의혹 제기에도 답을 회피했던 박희영 서울 용산구청장이 7일 “죄인의 심정”이라면서 “유족들에게 또 다른 상처를 드릴까 염려해 언론 질문에 답변도 드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구청장으로서 책임과 관련해선 “마음의 책임”을 지겠다는 취지로 답하며 사퇴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박 구청장은 또한 당시 사고가 난 것에 대해 “(공무원들의 보고를) 못 받았다”고 말해 구청 내 대응 체계 큰 허점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박 용산구청장은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사고가 난 것을 언제 보고 받았냐”는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의 질문에 “주민에게 오후 10시 51분에 문자를 (받았다)”고 답했다.

이에 박 의원은 “현장에 공무원이 아무도 안 나갔냐”고 물었고 박 구청장은 “배치돼 있었다”면서도 구청 공무원들의 보고를 못 받았냐는 질문에 다시금 “못 받았다”고 답했다. 사고 당일 구청 내 공식 라인을 통한 보고나 대응은 없었다는 얘기다.

박 구청장은 또 핼러윈을 앞두고 열렸던 용산구청 긴급 대책회의를 부구청장이 주재한 이유에 대해서는 “저는 취임 4개월 차 구청장”이라면서 “부구청장이 주재하겠다고, 관례대로 하겠다고 해서…” 라며 말을 흐렸다.

주민 야유회, 바자회에 참석하느라 대책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일각의 의혹 제기에는 “야유회는 아침이고 바자회는 점심이어서 딴 행사 때문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면밀하지 못한 부분은 있었다”고 말했다.

박 구청장은 그동안 언론의 여러 의혹 제기와 해명 요구에도 답하지 않았던 것에 대해서는 “유족들에게 또 다른 상처를 드릴까 염려해 언론의 질문에 답변도 드리지 못했다. 죄인의 심정”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현재 심경을 묻는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 질문엔 “시간을 되돌릴 수 없다는 애통함과 무거운 책임감에 죄송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면서 “현장에 도착해서 긴급 구조활동을 벌이고 대책 마련을 지시했으나 역부족이었다”고 답했다.

박 구청장은 또 “구청장으로서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진상 규명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책임을 진다는 것인지 묻는 말엔 “큰 희생이 난 것에 대한 마음의 책임”이라고만 답했다.

이태원 참사를 수사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이날 박 구청장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