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근 “서울 근교서 대비 못한 것 책임감 느껴”

입력 2022-11-07 14:32
윤희근 경찰청장이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희근 경찰청장은 7일 이태원 참사 당일 서울이 아닌 충북 제천에 있었던 것에 대해 “주말이기는 했지만 이런 상황을 미처 예측하지 못했다”며 “서울 근교 가까운 곳에서 대비하지 못한 것에 대해 일말의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윤 청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이 ‘안일한 대처로 보고가 늦어진 것으로 파악된다’는 질책에 이처럼 답했다.

윤 청장은 참사 당일 충북 제천에 있었던 이유에 대해선 “지난 8월 청장 취임 이후 지방에 자유롭게 내려간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며 “국정감사 등을 비롯한 여러 가지 일정을 수행하고 이때는 그래도 여유가 있겠다 싶어 과거 근무지에 내려가서 등산도 했고 취침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참사 예방 가능성과 관련해선 “결과론적인 말씀이지만 경찰을 포함해 어느 누구도 이런 상황을 상상하지 못했다. 상상했다면 기동대가 아니라 더한 경력(경찰 병력)을 투입했을 것”이라면서 “그러지 못한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청장은 참사 직전 112 신고내역을 공개한 것에 대해선 “112 신고 11건을 부실하게 처리한 내용은 스스로 뼈를 깎는 각오로 공개한 것”이라면서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철저하게 진상규명 하겠다”고 밝혔다.

윤 청장은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난달 29일 휴일을 맞아 개인 일정으로 지인들과 등산을 한 뒤 캠핑장에서 저녁 식사를 한 뒤 밤 11시쯤 취침했다.

이후 11시32분 경찰청 상황담당관으로부터 참사 관련 보고 문자를 받았지만 확인하지 못했다. 11시52분 상황담당관의 전화도 받지 못했고, 이후 22분이 지난 30일 0시14분 상황담당관의 전화를 받고 상황을 인지했다.

‘지난달 29일은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대규모 집회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됐던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통상 업무시스템은 29일이 아닌 22일 정도 상황이면 물론 대책회의도 주관하고 상황관리를 했을 것”이라면서도 “29일 서울 시내 상황은 서울청장으로 대체해도 문제가 없겠다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이런 (핼러윈 대규모 인파 밀집) 상황에 적어도 국정상황실과 논의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질의에는 “상황 정도에 따라 다르다. 핼러윈은 청장인 저에게도 상세히 보고한 적이 없고 이 같은 상황을 예측 못 했다는 자책의 말씀을 드린다”고 답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