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경북 봉화 아연광산 사고로 지하 갱도에 고립됐다 221시간 만에 기적적으로 생환한 광부 박정하(62) 씨와 박모(56) 씨는 7일 경북 안동병원 입원실에서 차분하게 건강을 회복중이다.
안동병원 관계자는 “전날 오후부터 죽 대신 밥을 먹을 정도로 컨디션이 좋아졌다”며 “조만간 퇴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두 분이 수면 중 자주 깨는 등 깊은 잠을 못자고 가벼운 경련증상이 있어 정신건강의학과와 협진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눈이 부어오르는 증상도 있어 안과검진도 받을 계획이다.
한편,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7일 오후 관련 기관과 현장 합동 감식에 나서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북경찰청 광산 사고 전담수사팀과 과학수사대, 산업통상자원부 동부광산안전사무소는 이날 사고 현장을 찾아 합동 감식을 할 예정이다.
합동감식은 광산 제1 수직갱도와 제2 수직갱도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수사팀은 우선 광산 구조도를 확보하고 갱도 내로 쏟아진 ‘펄’(토사)의 시료를 채취해 성분 분석에 나설 계획이다.
경찰은 업체 측이 불법으로 매립한 광물 찌꺼기가 갱도로 유입되면서 사고가 발생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시료 분석이 사고 원인 규명에 필수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시료가 채취되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에 정확한 성분 분석을 맡길 예정이다.
아울러 경찰은 사고 광산에서 안전조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도 검증할 계획이다.
다만, 갱도 내 접근은 안전상의 문제를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광산 업체 이외에도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기관 관계자들을 상대로도 관리·감독 책임을 다했는지 등을 규명할 계획이다. 경북경찰청은 광산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3개 팀, 수사관 18명을 투입해 전담수사팀을 꾸렸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