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고개 숙인 尹 “유가족과 국민께 죄송한 마음”

입력 2022-11-07 09:11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재난안전관리체계 점검 및 제도 개선책 논의를 위해 열린 국가안전시스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은 7일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말로 다할 수 없는 비극을 마주한 유가족과 아픔과 슬픔을 함께 하고 있는 국민들께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에서 “아들 딸을 잃은 부모의 심경에 감히 비할바는 아니지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비통하고 마음이 무겁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지 이제 일주일이 지났다”며 “다시 한번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 위로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종교계 행사에 이어 공식 회의 석상에서도 사과의 뜻을 밝힌 것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일 불교계 위령 법회, 5일 기독교 위로 예배 등을 통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태원 참사에 대한 진상 규명과 그에 따른 책임을 묻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위험에 대비하고 사고를 예방하는 경찰 업무에 대해서는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하다”며 “이번 참사와 관련하여 진상규명이 철저하게 이루어지도록 하고, 국민 여러분께 그 과정을 투명하게 한점 의혹없이 공개하도록 하겠다. 그 결과에 따라 책임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엄정히 그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또 “믿을 수 없는 참사 앞에서 여전히 황망하고 가슴이 아픕니다만 정부는 이번 참사를 책임있게 수습하는 것은 물론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모든 역량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정부는 각종 재난안전 사고에 관한 제도를 전면 재검토하고 켜켜이 쌓인 구조적 문제점을 과감하게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인파 사고를 막기 위한 체계적인 안전관리 체제를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인파 사고를 막기 위한 인파관리의 기본 중의 기본은 차로를 차단하는 등으로 인파의 점유공간, 통행공간을 넓혀서 인파의 밀집도를 낮추는 것”이라며 “지하철, 쇼핑몰, 경기장, 공연장, 도로 등 인파 운집 장소와 그 형태에 따라 다양한 안전관리 체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 아무리 최첨단 시스템을 갖추고 완벽한 매뉴얼을 준비했더라도 위기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신속하게 전달, 공유되지 않는다면 적기에 필요한 조치가 실행될 수 없고, 이런 비극은 다시 되풀이될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태원 참사 이후 윤 대통령의 지시로 마련된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는 이날 처음으로 열렸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