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은 증거 있다”… 폭로 예고한 ‘술자리 의혹’ 제보자

입력 2022-11-07 07:33 수정 2022-11-07 10:03
이른바 '청담동 술자리 의혹'의 제보자 A씨가 6일 트위터 계정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5가지 질문을 던지며 답변을 요구했다. 트위터 캡처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월 19~20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 대형로펌 변호사들과 함께 술자리를 가졌다는 이른바 ‘청담동 술자리 의혹’의 제보자가 6일 SNS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 제보자는 당시 술자리 참석자로 지목되자 강하게 부인했던 이세창 전 한국자유총연맹 총재 권한대행의 명함 사진을 공개하면서 논란에 다시 불을 지폈다. 제보자는 “술자리에서 대통령의 녹취된 목소리가 있으면 인정하겠나”라는 등의 질문을 던지며 후속 폭로를 암시했고, “윤석열 대통령님의 답변을 기다리겠다”고 했다.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유족 측을 대리했던 정철승 변호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제보자 요청으로 자문 변호사를 맡았다고 밝히면서 “윤 대통령, 한 장관, 국민의힘의 부인과 비방에 대한 항의 의사는 분명히 밝혔으니 당분간 말을 아끼고, 반응이 있으면 적절한 대응을 하라고 조언했다”고 전했다.

제보자 A씨가 트위터에 올린 이세창 전 한국자유총연맹 총재 권한대행의 명함 사진. 이 명함에는 이 전 대행이 국가미래전략연구원이라는 단체의 상임 대표로 표기돼 있다. 트위터 캡처

제보자 A씨는 이날 ‘소위 청담 게이트 제보자입니다’라는 명칭의 트위터를 통해 술자리 의혹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앞서 윤 대통령은 해당 의혹에 대해 “저급하고 유치한 가짜뉴스 선동”이라고 일축했다. 한 장관은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정감사를 통해 의혹을 제기하자 “법무부 장관직을 포함해 앞으로 어떤 공직이든 다 걸겠다”며 반발했고, 이 전 대행은 언론 인터뷰에서 “(한동훈의) ‘한’도 모른다”며 “소설 쓰는 것”이라고 부인한 바 있다.

A씨는 먼저 이 전 대행의 명함을 공개하면서 “나는 국민의힘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증거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명함에는 이 전 대행이 서울 여의도에 소재한 국가미래전략연구원 상임대표로 적혀 있었다. 해당 명함의 전화번호는 실제로 이 전 대행의 번호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명함에 적힌 이메일은 서울 마포구의 한 합기도 동호회의 이메일 주소로 검색됐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행은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우리가 어디 가면 명함 달라고 하면 주는 것이어서 명함이 대단한 것은 아니다”고 의혹을 일축했다.

A씨는 또 “명함에 (이세창) 총재님 지문이랑 첼리스트 지문이 묻어 있는지 공개적 장소에서 검증하면 어떠냐”고 제안했다. 술자리 의혹을 A씨에게 처음 전화로 언급했던 첼리스트 B씨와 이 전 대행의 지문이 한 명함에 찍혀 있는지 검증해 자신이 제기한 의혹의 신빙성을 확인해보자는 취지였다.

특히 A씨는 윤 대통령을 향해 아래의 5가지 질문을 던지며 “제가 다섯 가지 중 몇 번까지 공개해야 이 사건을 끝내고 국정에만 몰두하는 성공한 대통령이 되겠나”라며 “감히 윤석열정부의 성공을 간절히 기원하며 존경하는 윤 대통령의 답변을 기다리겠다”고 했다.

1. 술 드신 장소를 특정하면 인정하시겠습니까?
2. 그날 그 시각에 경찰 경호라인 범위가 그 가계 (간판 없음. 갤러리아에서 정확히 1.4㎞)가 확인되면 인정하시겠습니까?
3.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의 명함을 제가 가지고 있으면 인정하시겠습니까?
4. 술자리에서 대통령님의 녹취된 목소리가 있으면 인정하시겠습니까?
5. 그 자리 동영상이나 밖에 세워놓은 주민들의 블랙박스에서 대통령이 가게에 들어가는 동영상이 있으면 인정하시겠습니까?

이어 A씨는 “영상이나 녹취도 트윗으로 올릴 수 있죠? 제가 잘 몰라서 혹시 방법을 알려주실 수 있나요?”라며 관련 증거의 존재를 암시했다.

정철승 변호사 페이스북 캡처

정 변호사는 같은 날 “제보자의 요청에 따라 변호인을 맡아 향후 법적인 보호를 해드리기로 했다”며 제보자의 자문 변호사를 맡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자문변호사로서 제보자에게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장관 그리고 국민의힘의 부인과 비방에 대한 항의 의사는 분명히 밝혔으니 당분간 말을 아끼고 저들로부터 반응이 있을 경우 그에 대한 적절한 대응을 하라’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보자가 변호사의 조언에 잘 따른다면, 윤 대통령과 한 장관, 국민의힘의 반응이 없다면 제보자 역시 추가적인 폭로나 발언은 없을 것이다. 참고하기 바란다”고 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