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2018년 선물 받은 풍산개 한 쌍과 그들의 새끼 1마리를 국가에 반납하겠다는 의사를 최근 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 측은 지난 5일 오전 행정안전부에 ‘퇴임과 함께 경남 양산 사저로 데려갔던 풍산개 3마리를 국가에 반납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7일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 측의 ‘풍산개 파양 통보’는 퇴임 직전 담당 부처와 협의했던 월 최대 250만원 규모의 ‘개 관리비’ 예산 지원에 대해 윤석열정부가 부정적 입장을 보인 가운데 이뤄졌다.
문 전 대통령은 2018년 9월 평양에서 열린 3차 남북 정상회담 당시 북측으로부터 풍산개 2마리, 곰이와 송강이를 선물 받았다. 이들은 새끼 7마리를 낳았는데, 모두 입양 보내고 ‘다운이’ 한 마리만 청와대에서 부모견과 함께 지냈다. 문 전 대통령 퇴임 이후에는 경남 양산 사저에서 지내왔다.
당초 문 전 대통령 임기 마지막 날에 문 전 대통령 측 오종식 당시 대통령비서실 비서관과 윤석열정부 측 심성보 대통령기록관장이 협약서를 작성했는데, 풍산개 3마리를 위탁 대상으로 지정하면서 개 관리에 필요한 경비를 예산으로 지원할 수 있다는 내용도 명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협약에 따라 행안부 내부에서 한 달 기준 개 밥값 35만원, 의료비 15만원, 관리 용역비 200만원 등 총 250만원의 예산 편성안이 만들어지기도 했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 정부가 ‘개 관리비 예산 지원’에 난색을 표하자, 문 전 대통령 측이 “그렇다면 도로 데려가라”는 뜻을 밝혔다는 것이다.
풍산개 파양 통보의 이유를 문 전 대통령 측에 물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앞서 지난 5월 문 전 대통령 임기 만료를 앞두고 풍산개 가족의 거취에도 국민적 관심이 쏠렸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3월 28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당시 당선인 신분이었던 윤석열 대통령과 대화하던 중 풍산개 양육에 대해 물었고, 윤 대통령은 ‘반려견으로 키우던 사람이 계속 키우는 게 맞다’는 취지에서 “대통령께서 데려가시는 게 어떻겠냐”고 했다. 이에 문 전 대통령은 “그러고 싶다”고 답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