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에서 주말마다 열리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퇴진’ 촛불집회에 더불어민주당 관련 조직이 동원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다수 현역 의원 등이 포함된 텔레그램 단체 채팅방을 통해 ‘정권 퇴진’ 집회가 공지됐다며 공세를 폈다. 이에 민주당은 “조직적 인력 동원을 한 적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국민의힘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6일 “대통령 퇴진 촛불집회에 민주당 조직이 동원된 정황이 언론 보도 등에 드러났다”며 “(해당 조직은) 지난 대선 당시 민주당 이재명 후보 캠프의 시민소통본부 상임본부장이었던 대표가 운영하는 ‘이심민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심민심’에서 집회 공지와 참가 독려를 하는 텔레그램 ‘1번방’에는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 박홍근 원내대표를 비롯, 지난달 8일 촛불집회에서 대통령 퇴진을 주장한 김용민 의원 등 민주당 현역 의원 최소 10명과 전현직 시·군·구의원 수십여명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 텔레그램 단체방을 통해 지난달 22일 ‘촛불행동’이 주최한 ‘정권 퇴진’ 집회가 공지됐고, 전국적으로 최소 버스 27대에서 최대 81대의 버스가 동원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이태원 참사가 있었던 지난달 29일에도 ‘이심민심’의 정권 퇴진 집회 참가 버스 대절 공지가 있었다”며 “‘이심민심’은 이태원 사고가 벌어지자 11월 5일 대통령 퇴진 집회를 추모 집회로 바꿔서 열자고 먼저 제안했다는 사실도 보도로 알려졌다”고 했다.
그는 “그러다 비판이 제기되자 ‘수구보수언론과 수구보수가 이재명 대표님 및 민주당과 억지 연관을 지어서’ 부득이하다며 자신들의 참석을 취소했다”며 “국민의 슬픔과 비극마저 정쟁과 정권 퇴진 집회에 이용하려는 것인지 충격과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양 대변인의 입장 발표는 6일 조선일보 보도를 인용한 것이다. 이 매체는 “더불어민주당 조직이 전국적으로 버스를 대절해가며 윤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 집회에 참가자를 동원해온 정황이 드러났다”며 “조직의 대표는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캠프의 상임본부장이었다”고 보도했다.
민주당은 의혹을 일축했다. 유기홍 민주당 국민추모단장은 이날 용산 이태원 참사 대책본부 기자회견에서 “토요일(5일) 촛불 집회에 당이 조직적으로 인력을 동원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유 단장은 “제가 추모단장으로서 당에 그런 의견을 전달하고 공식 조직 라인을 통해서 내려가야 하는데 일절 그런 일 없었다”며 “시민단체의 자체적인 추모 문화제였고 당은 거기에 공식 참여한 바 없다”고 강조했다.
박찬대 본부장도 “촛불집회와 관련한 당 공식 입장은 없다”며 “텔레그램방에 가입된 의원이 몇 사람 있다는 보도는 봤는데, 이름이 있다고 해서 그게 당의 공식 입장이라곤 얘기할 수 없다”고 했다.
또 “지난달에도 집회 참석했던 분들이 계셨는데, 그건 의원 개인적 판단과 행동에 따른 것”이라며 “지금 추모 집회뿐 아니라 최근 있는 집회에 있어 의원들 일부 참여는 확인되나, 그건 의원 개인 판단·행동이다”라고 선을 그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