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당일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오후 8시22분 이태원동 자택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구청이 박 구청장의 이날 동선에 대해 “오후 8시20분쯤 관내에 복귀한 뒤 퀴논길을 들렀다”고 설명한 것을 고려하면, 박 구청장이 퀴논길을 통과한 시간은 약 ‘2분’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박 구청장의 집은 이태원 퀴논길로부터 약 70m 떨어진 골목에 있다. 단순 귀갓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박 구청장이 마치 현장을 살펴본 것처럼 부풀려 설명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일보가 5일 이태원동 일대 CCTV를 확보해 분석한 결과, 박 구청장은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난달 29일 오후 8시22분 이태원동 자택에 도착했다. CCTV 영상 속 박 구청장은 초록색 외투를 입고 있었다. 보좌진으로 추정되는 정장 차림의 남성도 함께 나타났다가 1분 뒤에 돌아갔다. 구청장이 지나간 골목에도 핼러윈 데이를 맞아 이색 복장을 입고 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이들의 모습이 보인다.
구청은 오후 8시20분과 오후 9시 총 두 차례 퀴논길을 방문했다고 언급했는데, 오후 9시 무렵의 두 번째 방문은 영상으로 확인하지 못했다. 박 구청장의 동선이 논란이 되자 구청은 추가적인 설명을 중단한 상태다.
앞서 구청은 박 구청장의 당일 동선에 대해 “지방 일정을 다녀와 구청 근처에서 내린 뒤 퀴논길을 걸었다. 마침 지나가면서 이태원 현장을 봤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민일보 취재 결과 박 구청장의 집이 퀴논길로부터 불과 70m 떨어진 곳으로 확인되면서 ‘단순 귀갓길’이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당일 오후 6시부터는 이미 이태원 일대가 혼잡해 차로 집 근처까지 이동하기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박 구청장과 구청 관계자들은 ‘단순 귀갓길로 추정된다’는 지난 3일 국민일보 보도()에 대해서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구청 관계자들은 “애도 기간 후 입장을 밝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 구청장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김판 김용현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