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빵공장 근로자 사망 사고로 고용노동부의 고강도 감독을 받고 있는 SPC그룹 계열사 직원이 당국자의 서류를 몰래 촬영했다가 덜미를 잡혔다.
SPC그룹의 직원 안전 관리 체계가 엉망인 것을 넘어 회사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4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쯤 대전고용노동청의 감독을 받던 SPC삼립세종생산센터에서 이 회사 직원이 감독관의 서류를 몰래 뒤져 감독계획서를 무단 촬영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식품 제조업체의 경우 위생이 중요한 만큼 감독관들이 회의실에서 옷을 갈아입은 뒤 가방을 놔둔 채 감독을 나갔다”며 “이후 감독이 이뤄지고 있는 사이 SPC삼립 직원이 서류를 뒤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유출된 당국의 계획서에는 SPC그룹 계열사에 대한 대전고용노동청의 감독 일정 및 감독관 편성 사항 등이 담겼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직원은 사내 메신저 등을 통해 SPC삼립 본사 및 다른 SPC 계열사 등에 자신이 촬영한 사진을 공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전고용노동청은 같은 날 오후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한 후 해당 문서를 무단 촬영해 공유한 직원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
당국은 산업안전보건법상 감독관의 점검 방해에 대해 최대 1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또 SPC삼립 측에 엄중 경고하는 한편 관련자 문책을 요구하기로 했다. 애초 예정됐던 감독 일정도 일부 변경할 방침이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