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이 4일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사고의 책임은 경찰뿐만 아니라 공적 기능을 담당해야 할 공영방송사에도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4대 공영방송 KBS, MBC, YTN, 연합뉴스TV는 지난달 29일 저녁까지 안전에 대한 보도는 없이 핼러윈 축제 홍보 방송에 열을 올렸다. 모두 이태원 거리를 온통 축제장으로 묘사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랬던 방송사들이 사고 발생 후에는 언제 홍보성 방송을 한 적이 있었느냐는 듯 정부 책임론을 거론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원은 이태원 참사 발생 전 방송들의 보도 내용을 공개하고 문제 삼았다. ‘이태원에 몰린 구름 인파’ ‘3년 만에 돌아온 노마스크 핼러윈’ 등의 보도가 나왔으나, 사건이 일어난 후에는 ‘수십만 명 인파 예상됐는데 대비책 있었나’ 등 정부 책임을 물으며 논조가 급선회했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그러면서 “(방송사들이) 안전이 관계없다고 했기 때문에 많은 여성이 참여한 결과를 빚었다”고 했다.
박 의원은 “공영방송은 피해자 가족과 국민에게 추가적 심리 트라우마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함에도 스스로 만든 재난보도준칙까지 짓밟으며 피해자 사진과 영상을 보도하는 데 열을 올렸다”며 MBC 보도를 문제 삼기도 했다.
박 의원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공개 발언의 취지에 관해 묻자 “‘안전도 주의해서 해야 한다’는 방송도 좀 했어야 하는데, 다 괜찮다고 난리 쳐버리니까 젊은 여성들이 한 번에 많이 몰렸잖아”라는 발언까지 내놨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당 공식 입장이 아니고 박 의원의 입장”이라면서도 “사고 직전에도 축제를 홍보하는 듯한 보도를 하다가 갑자기 사고로 넘어가서 언론도 문제가 있지 않냐는 내용으로 들었는데, 언론사 자체적으로도 그런 데 대한 평가가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에 MBC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박 의원이 지적한 보도는 29일 사고 당일이 아니라 참사 전날인 28일 금요일 뉴스데스크 방송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금요일 저녁 현장 상황은 참사 당일 만큼 혼잡하지 않았고, 위험한 상황이 아니었다”며 “해당 기사 말미에 ‘큰 혼잡이 예상되는 만큼 주말 방문 계획이 있으신 분들은 주의하시는 게 좋겠다’는 당부를 했다”고 설명했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