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중학교 과학실에서 액체 수은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해 학생과 교사 등 13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부산사상경찰서는 이날 오전 11시31분쯤 학장동의 한 중학교 4층 과학준비실에서 수업 도중 수은 약 10㎖가 누출됐다고 4일 밝혔다.
현장에 있던 학생 31명, 교사 3명 등 34명이 즉시 대피했으나 이 중 13명이 두통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학교 측은 이어 오전 11시50분쯤 교내 방송을 통해 학생 470명을 운동장으로 전원 대피시켰다.
소방당국은 현장에 구조인력 59명(소방 56명, 경찰 3명)을 출동시켜 안전 조치에 나섰다.
학교 측은 사고 당시 과학준비실에 있던 교사 3명, 학생 32명 등 35명에게 검사를 받게 할 예정이다. 수은이 유출된 과학실은 제독 작업을 위해 폐쇄됐다. 액체 수은이 누출된 기압계도 폐기하기로 했다.
경찰은 학교 관계자 등을 상대로 기압계 결함 여부와 관리 실태 등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수업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수은기압계가 담긴 종이상자를 옮기다 넘어지면서 액체 수은 15방울 정도가 누출됐다”며 “액체 상태의 수은이 공기와 만나 기화되면서 가스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은은 상온에서 유일하게 액상인 백색 금속이다. 대기 중 수은이 인체에 직접 영향을 미치면 인지·운동 능력 장애 등 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