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지현 감독 LG 떠난다…“29년 동안 많은 사랑 받아”

입력 2022-11-04 12:18
류지현 전 LG 트윈스 감독이 2020년 11월 1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취임식을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던 모습. 연합뉴스

류지현(51) LG 트윈스 감독이 2년 동안 잡아온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이로써 류 전 감독은 선수 시절부터 29년 동안 이어온 LG와의 인연을 마무리했다.

한국프로야구 LG는 4일 “류지현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류 전 감독은 2020년 11월 제13대 LG 사령탑에 올랐고, 계약 기간은 2년이었다.

지난해 정규시즌을 3위로 마치고, 준플레이오프에서 두산 베어스에 패했던 LG는 올해 구단 최다승(87승) 신기록을 작성하며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그러나 키움 히어로즈에 막혀 한국시리즈 진출에는 실패했다.

2002년 이후 20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했던 류 전 감독도 LG를 떠나게 됐다. 1994년부터 LG에서 선수, 코치, 감독으로 활약했던 류 전 감독은 처음으로 LG와 이별했다.

류 전 감독은 구단을 통해 “지난 29년 동안 너무 많은 사랑을 받고 떠난다”며 “LG 트윈스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팬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작별 인사를 했다.

그는 “우승 약속을 지키지 못한 점 다시 한 번 죄송하다. 특히 지난 2년은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았다. 우리 선수들이 있었기에 행복한 시간 보낼 수 있었다”며 “나는 이제 팀을 떠나지만 내가 사랑하는 LG 트윈스는 내 마음속에 영원히 ‘원픽’으로 남을 것이다. 우리 선수들 응원과 격려 부탁드리며 나를 응원해주시고 사랑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 인사드린다”고 밝혔다.

류 전 감독은 1990년 창단한 LG의 첫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 사령탑이었다.

이광은(2000∼2001년), 김재박(2007∼2009년) 등 LG의 전신인 MBC 청룡에서 전성기를 보낸 스타 선수들이 지휘봉을 잡기도 했지만 LG로 구단명을 바꾼 이래 트윈스에서 성장한 사령탑은 류 전 감독이 처음이다.

류 전 감독은 1994년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LG에 입단해 2004년 은퇴할 때까지 11년간 LG의 유격수와 1번 타자로 활약한 구단의 간판 선수였다. 그는 1994년 최우수 신인상을 받았고, 그해 LG의 두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선수생활을 마친 후에는 LG에서 수비, 주루코치를 맡으며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고, 이후 미국프로야구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코치연수를 했다. 팀에 돌아온 후 작전, 주루, 수비 코치 등을 역임하고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수석코치를 맡았다.

감독으로 지낸 2년 동안 정규시즌에서는 159승 16무 113패, 0.585의 높은 승률을 올렸지만, 한국시리즈 우승은 일궈내지 못했다.

LG는 신임 사령탑 선임에 속도를 낼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