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또 정체불명 우편물 배달… 마약 성분은 검출 안돼

입력 2022-11-04 09:54 수정 2022-11-04 10:40

최근 마약 성분이 든 국제우편물에 이어 정체불명의 우편물이 제주 가정집에 다시 배달돼 경찰이 구체적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4일 제주서부경찰서에 따르면 3일 오전 9시 54분쯤 제주시 오라동 한 가정집에 낯선 우편물이 배달됐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해병대 9여단 등이 중국에서 발송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우편물에 대한 생물테러 검사를 시행한 결과, 음성 판정이 나왔다. 중국이라는 글씨가 한글에 적힌 우편물은 검은 비닐봉지로 포장된 채 배달됐다.

봉지 겉면 수신인에는 해당 주소에 거주하지 않는 한국인 이름이 적혀있었다. 경찰 등이 확인한 결과 이 우편물에는 얼굴 세안 수건과 물티슈가 들어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 결과 이 우편물은 중국 업체의 위탁을 받은 인천 총판에서 발송해 국내 600곳에 배달된 것으로 밝혀졌다. 발송 업체는 경찰에서 “고객 사은품으로 보낸 것인데 주소를 잘못 적은 것 같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우편물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제주출장소로 보내 정밀분석을 의뢰했다.

앞서 제주에서는 최근 두 달간 두 차례에 걸쳐 정체불명의 국제 우편물이 배송됐다. 9월 중순 제주시 조천읍 한 가정집에 배송된 미국발 국제우편물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인 LSD 성분이 나와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달 중순에도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한 건물에 대만발 국제우편물이 발송됐지만 마약류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다. 경찰은 당시 신고된 우편물에 완충재 에어캡만 들어 있던 점으로 미뤄 일명 '브러싱 스캠'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판매자가 판매 실적과 평점을 조작하기 위해 무작위로 주문하지 않은 물건을 발송했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 관련 혐의점은 뚜렷하지 않으나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