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위기에 머뭇거리면 제2의 세월호 사태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홍 시장은 3일 페이스북에 “부위정경(扶危定傾), 이럴 때 쓰는 말”이라며 “대북은 강경하게, 내부는 단호하게”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잘 헤쳐나가시리라 굳게 믿는다”고 덧붙였다.
‘부위정경’은 위기 상황에서 잘못된 점을 바로 잡고 나라를 바로 세운다는 뜻이다. 홍 시장은 2017년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였을 당시 정파와 지역주의에서 탈피한 정부 구성안을 발표하며 ‘부위정경 드림팀’이라 칭한 바 있다.
‘대북’에 대해 ‘강경하게’ 대처하라는 건 홍 시장의 대북관 기조를 드러낸 조언으로 풀이된다. ‘내부’란 이태원 참사로 정부 책임론이 제기된 상황을 일컫는 것으로 보이는데, 책임자들의 경질 등 조치를 단호히 취하라는 주문으로 해석된다.
홍 시장이 다시 ‘부위정경’을 꺼낸 것은 이태원 참사와 북한의 잇단 미사일 도발로 윤석열정부에 위기가 닥쳤음을 염려하며 이를 잘 헤쳐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홍 시장은 “이번 주말 애도 기간이 끝나면 서울시와 정부에 사태 수습을 맡기고 대구시는 일상으로 돌아가겠다”고 했다
핼러윈 인파가 몰린 지난달 29일 이태원에서는 대규모 압사 사고로 사망자 156명과 부상자 173명이 발생했다. 외국인 희생자는 14개국 26명이다.
한편 북한은 한미 연합공중훈련 기간 연장에 반발해 3일 탄도미사일 6발을 쏜 데 이어 4일 새벽까지 강원도 금강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포병 사격 80여발을 가했다. 해상 완충구역 내 포격은 9.19 군사합의 위반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