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영 서울 용산구청장이 지난달 29일 참사가 벌어지기 전 이태원 현장을 돌아본 뒤 권영세 통일부 장관 등이 있는 단체 대화방에 “걱정된다”면서 상황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용산구와 권영세 의원실 등에 따르면 박 구청장은 사고 당일 오후 8시20분과 9시30분 등 두 차례 이태원 퀴논길 일대를 둘러본 뒤 권 장관 등 여러 명이 있는 텔레그램 대화방에 “인파가 많이 모이는데 걱정이 된다. 계속 신경 쓰고 있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3일 중앙일보가 보도했다.
하지만 박 구청장은 당시 경찰이나 소방 등 사고·재난 관련 기관에는 연락하지 않았고, 별다른 조치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구청장이 이날 퀴논길 근처를 돌아본 것도 귀갓길에 집 근처를 지난 것일 뿐, 순찰 목적은 아니었다는 게 용산구의 설명이다. 퀴논길은 해밀톤호텔 맞은 편 이태원역 4번 출구 뒷길로 참사 현장에서 직선거리로 약 100m 떨어져 있다.
박 구청장은 이와 관련해 “권 장관에게 (핼러윈데이 인파에 대해) 말하고 있을 때 이태원 관광특구연합회 부회장으로부터 ‘사고가 났다’는 문자를 받았고 즉시 현장으로 이동했다”고 매체에 말했다.
박 구청장이 사고를 인지한 시각은 오후 10시51분으로 현장에는 8분 뒤인 10시59분에 도착했다. 이후 25분 뒤인 11시24분 권 장관에게 전화해 사고 사실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태원 일대에서는 이날 오후 6시34분부터 오후 10시까지 총 11건의 사고 관련 신고가 접수됐다. 박 구청장이 퀴논길에 처음 도착하기 약 11분 전인 오후 8시9분에도 “사람들이 지금 길바닥에 쓰러졌다. 사고 날 것 같다”는 내용의 신고가 있었다.
박 구청장은 지난해 총선 당시 권 장관 정책특보로 일했다. 권 장관 측은 “박 청장 연락을 받자마자 현장으로 뛰어 나갔다”며 “공무원 등과 현장을 정리하고 사고 수습을 조언했다”고 매체에 전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