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당시 군중을 고의로 밀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 조사를 받은 ‘토끼 머리띠’ 남성 A씨가 억울함을 토로했다.
A씨는 2일 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어제 경찰서 가서 조사받았고, CCTV 영상에서 저와 친구가 사고 현장을 빠져나오는 시간이 (사건 당일인 29일) 오후 9시50분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태원 압사 참사는 지난달 29일 밤 오후 10시15분쯤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자신이 해당 시각 현장에 있지 않았다면서 무고함을 주장한 것이다.
A씨는 “(경찰이) 교통카드도 제 것이라는 걸 확인해주셨고, 그 외 모든 증거를 제출하고 왔다. 이제 코난놀이 그만 좀…”이라고 적었다.
그는 앞서 토끼 머리띠를 한 남성과 일행이 고의로 밀면서 시작됐다는 의혹이 온라인에서 확산하자 SNS에 억울함을 토로한 바 있다. A씨는 경찰 조사를 받기 하루 전인 지난달 31일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토끼 머리띠를 한 건 맞지만, 사고 당시 이태원을 벗어나 합정으로 갔다”고 해명했다.
지하철 교통카드 사용 내역을 증거로 제시했다. A씨는 당일 오후 9시55분 이태원역에서 승차해 22분 뒤인 오후 10시17분 합정역에서 내린 것으로 돼 있다. 그는 “오해는 할 수 있겠지만 마녀사냥은 그만 멈춰주시길 바란다”며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이들을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이태원 참사 직후 온라인에서는 ‘토끼 머리띠를 한 남성이 밀라고 소리쳤다’ ‘5~6명의 무리가 밀기 시작했다’는 등의 목격담이 돌면서 이번 참사가 여기서부터 시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 사고 현장을 찍은 각종 영상에 토끼 머리띠를 한 인물이 등장하면서 의혹은 더욱 확산했다. 골목 위쪽에서 “밀어! 밀어!” “우리 쪽이 더 힘세 밀어” 등의 말이 나온 뒤 아래쪽에서 넘어지는 이들이 생겼고, 순식간에 대열이 내리막길로 무너졌다는 목격자 주장도 나왔다.
이에 경찰은 이태원 참사의 구체적인 경위를 파악하고자 관련 의혹의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지난 1일 A씨에 대한 참고인 조사도 그 일환으로 진행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이동 경로를 제시하며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