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이태원 압사 참사 보고를 대통령실보다 늦게 받은 이유를 묻자 즉답을 피하고 “지금은 사고 수습에 전념할 때”라는 대답을 내놨다. 대통령실에 사퇴 의사를 밝혔느냐는 질문에도 답하지 않았다.
이 장관은 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하는 길에 이태원 참사 보고를 윤석열 대통령보다 늦게 받은 이유와 그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에게 “지금은 그런 것보다 사고 수습에 전념하면서 고인을 추도하고 유족을 위로하고 병상에 계신 분들의 빠른 쾌유를 돕는 게 급선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그다음에 사고 수습 처리하고 재발방지책 마련하고 이런 것들에 전념하고 사고 원인이나 미흡했던 부분에 대해서도 차례로 다 살펴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에 사퇴 의사를 밝혔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전날 이 장관이 이태원 참사 신고가 119로 처음 들어온 지난달 29일 오후 10시15분으로부터 1시간5분가량 늦은 오후 11시20분에야 사건을 인지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윤 대통령이 보고받은 오후 11시1분보다 19분이나 늦은 것이다. 때문에 재난 대응 보고체계가 뒤죽박죽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 장관은 앞서 이태원 참사 직후인 지난달 30일 브리핑에서 “경찰과 소방을 미리 배치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는 등의 발언을 해 논란을 빚은 데 이어 사고 직전 경찰 대응 및 지휘 보고 체계가 총체적으로 부실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경질론이 커지고 있다.
이 장관은 이날 출근에 앞서 윤 대통령과 서울광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서 조문하고 출근 뒤에는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관련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