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2일 하루 만에 25여발의 미사일을 발사한 가운데 이날 소모한 미사일 비용이 약 1000억원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미국 랜드연구소의 북한 전문가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이번 도발에 사용한 미사일 비용이 약 7000만 달러(약 994억원)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 종류는 단거리탄도미사일(SRBM)과 지대공미사일로 파악되고 있다.
그는 “북한이 2일 발사한 미사일은 한 발에 200~300만 달러(약 28억~43억원) 정도다. 25발 전체 비용은 5000만 달러에서 7500만 달러까지 달할 수 있다. 북한이 이번에 지대공미사일을 사용한 것은 다른 미사일에 비해 저렴하기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발사한 이번 미사일이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 미사일로 큰 위력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의 경우 1발에 1000만~1500만 달러 가까이 들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한 SRBM을 동원한 도발을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RFA는 약 7000만 달러에 달하는 미사일 비용이 북한으로서는 적지 않은 돈이라고 꼬집었다. 북한은 지난 7월 515만 달러 상당의 쌀 1만t을 수입했고, 이는 2년10개월 만의 최다 기록이었다. 코로나19 이후 충분한 쌀 수입량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사일 도발에 7000만 달러를 소모하는 것은 반인륜적이라는 지적이다.
RFA는 “7000만 달러는 북한이 한 달간 필요한 물품을 수입하는 데 지불하는 액수와 비슷하다”며 “북한이 8월 중국에서 수입한 물품 규모는 7154만 달러, 9월에는 9007만 달러였다”고 밝혔다. 이어 “7000만 달러는 코로나19 이전에 북한이 1년간 중국에서 수입한 전체 쌀 규모”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 농무부는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북한의 쌀 생산량이 136만t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고난의 행군’으로 불리는 1994년의 약 150만t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