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나도 ‘참사 트라우마’?… 질문 5개 체크해보세요

입력 2022-11-03 08:25 수정 2022-11-03 10:29
시민들이 2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현장 인근에 마련된 추모공간에서 고인들을 추모하고 있다. 권현구 기자

이태원 참사에 따른 ‘트라우마’(정신적 외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고 당시 사진이나 영상이 삽시간에 온라인에 퍼졌고, 연일 참사 관련 소식이 전해지면서 사실상 전 국민이 트라우마 위험에 노출된 상황이다.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의 국립트라우마센터는 재난을 경험한 가까운 사람에게 해선 안 될 행동을 알리는 등 심리적 지원 활동에 나섰다.

3일 국립트라우마센터 홈페이지에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 위험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질문 5가지는 아래와 같다.

① 악몽을 꾸거나 생각하고 싶지 않은데도 그 경험이 떠오른 적이 있다.
② 그 경험을 생각하지 않으려고 애쓰거나 떠오르게 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특별히 노력했다.
③ 늘 주변을 살피고 경계하거나 쉽게 놀라게 됐다.
④ 다른 사람, 일상활동 또는 주변상황에 대해 가졌던 느낌이 없어지거나, 멀어진 느낌이 들었다.
⑤ 사건이나 사건으로 인해 생긴 문제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거나 자기자신이나 다른 사람에 대한 원망을 멈출 수가 없었다 등이다.

최근 한 달 사이 이 중 3~5가지를 경험했다면 ‘심한 수준’으로 추가적인 평가나 정신건강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좋다. 2가지를 경험했다면 주의가 요망되고, 0~1가지만 해당하면 정상 수준이다.

재난 경험자는 사건을 직접 경험한 사람으로만 국한되지 않는다. 센터에 따르면 사회적·자연적 재난으로 인해 심리적 고통을 받는 ‘재난 경험자’는 우선 재난으로 인해 직접적인 충격이나 손상을 받은 재난 피해자와 그의 친구 가족 동료다. 여기에 소방관 경찰관 응급대원 의사 간호사 등 재난 지원인력, 재난이 일어난 지역사회 주민, 언론을 통해 간접적인 심리적 스트레스를 겪는 국민 전체도 도움을 필요로 하는 재난 경험자에 속한다.

센터는 재난을 경험한 일반적인 사람들의 반응은 ▲믿을 수 없음과 충격 ▲공포와 미래에 대한 불안 ▲혼미, 무관심 및 감정적 마비 ▲신경질적인 반응(과민성) 및 분노 ▲슬픔과 우울함 ▲무기력감 ▲극심한 배고픔 혹은 식욕 상실 ▲의사결정의 어려움 ▲명확한 이유 없는 울음 ▲두통 및 위장장애 ▲수면 장애 등이라고 설명했다.

재난 경험자가 마음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을 만한 사건이 발생했음을 그대로 받아들일 것 ▲충분한 휴식과 균형 잡힌 식사를 통해 스스로를 소중히 여길 것 ▲평범한 일상생활을 조금씩 시작할 것 ▲감정을 억누르려 하지 말 것 ▲주변의 친한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것 ▲사고와 수습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되 재난의 과정을 반복적으로 보는 일을 피할 것 등의 지침을 실천하면 도움이 된다.

국립트라우마센터 홈페이지 캡처

재난을 경험한 사람을 위로하고 격려할 때도 사려 깊은 행동이 필요하다. 센터는 ▲성급하게 상대방에게 좋아질 것이라고 말하거나 “그만 잊어버려”라고 말하는 행동 ▲상대가 자신만큼 잘 대처하지 못해서 그가 약하거나 고통을 과장한다는 듯이 행동 ▲상대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자신의 경험만 이야기하는 행동 ▲상대의 걱정을 들어주거나 어떻게 해야 도움이 될 것인가를 묻지 않고 일방적인 충고를 하는 행동 ▲상대에게 있어 신경 쓰이는 점이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중단시키는 행동 ▲더 나쁜 결과일 수 있었다며 운이 좋았다고 말하는 행동 등 6가지는 지지를 제공할 때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라고 안내했다.

정부는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지난달 30일 국가트라우마센터 내 ‘이태원사고 통합심리지원단’을 만들었다. 유가족 600여명(사망자당 4명), 부상자 150명, 목격자 등 1000여명 등과 재난 지원인력이 지원 대상이다.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마음안심버스도 운영 중이다. 현재 서울시내 분향소 2곳에 5대가 배치돼 있는데, 정부는 전국으로 확대 배치할 계획을 갖고 있다.

심리적 도움이 필요한 국민은 마음안심버스 외에 위기상담전화(1577-0199)에 연락해도 된다. 정부는 상담을 희망하는 국민이 늘어나면서 상담사와 상담 전화 회선을 늘릴 방침이다.

‘이태원 참사’로 불안, 우울 등 심리적인 어려움을 겪는 분들은 정신건강위기상담전화(1577-0199)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