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춤하던 2030세대의 서울 아파트 구입 비중이 다시 늘어났다. 정부의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생초자)에 대한 대출 확대 등이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2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 9월 20대와 30대의 서울 아파트 매입 건수는 총 297건으로 전체 거래량(856건)의 34.7%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28.6%)보다 증가한 수치로, 올해 5월(37.4%) 이후 넉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지역별로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의 2030 매입 비중이 급증했다. 최근 아파트값 하락 폭이 큰 노원구와 도봉구의 2030 매입 비중은 지난 8월 각각 24.4%, 38.2%에서 9월에는 46.7%, 57.7%로 확대됐다. 도봉구의 지난달 2030 매입 비중은 지난 2019년 한국부동산원이 연령대별 매매거래 조사를 시작한 이후 월별로 역대 최대다.
강북구의 지난 9월 2030 매입 비중은 44.4%로, 2020년 10월(54.1%) 이후 1년11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최근 아파트값 약세가 이어지고 있는 서대문구는 같은 기간 2030 매입 비중이 68.4%에 달하면서 조사 이래 최대 수치를 기록했다. 마포구의 지난 7월과 8월 2030 매입 비중은 각각 31.6%, 21.7%였지만 지난 9월 다시 47.6%로 높아졌다.
2030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은 올해 4월 42.3%까지 치솟았지만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 등이 겹치면서 올해 6월(24.8%)과 8월(28.6%)에는 각각 20%대로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2030의 구매 비중이 다시 높아진 것은 생초자를 대상으로 금융규제를 일부 완화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 8월부터 생초자에 대해 주택 소재지나 주택가격에 상관없이 LTV(주택담보대출비율) 상한을 80%까지 상향했다. 대출한도는 기존 4억원에서 6억원으로 확대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