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봐도 결국”… ‘이태원 참사’ 분노글 썼다 지운 탁현민

입력 2022-11-02 09:40 수정 2022-11-02 11:21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2일 페이스북에 "어떻게 써봐도 결국 지우게 된다. 다들 같은 마음이겠지"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이 글에 앞서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정부 조치에 분노를 드러낸 글을 썼다가 지웠다. 뉴시스, 페이스북 캡처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윤석열정부에 분노를 드러낸 글을 적었다가 지웠다.

탁 전 비서관은 2일 페이스북에 “그 골목에 갇혔던 사람들은 잘못이 없다. 명령 없이 움직일 수 없었던 일선 경찰관들과 소방관들도 잘못이 없다”고 지난달 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와 관련된 글을 적었다.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2일 페이스북에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정부 조치에 분노를 드러낸 글을 썼다가 지웠다. 페이스북 캡처

그는 “권한 있는 자들이 명령하지 않았고, 명령해야 할 자들이 지시하지 않았으면서 이제 와 격노하며 호통을 치고 있다”며 책임론이 일선 현장 관계자를 향하는 흐름을 지적했다.

정부가 공무원들에게 근조 문구가 없는 검은 리본을 착용하도록 지시한 것을 겨냥한 비판도 이어졌다.

탁 전 비서관은 “순수한 추모를 핑계로 다른 이의 추모를 재단하지 마라. 슬픔과 추모는 각자의 몫이다. 어떻게 슬퍼할지, 어떻게 가슴 아플지를 정하지 마라”며 “희생자를 사망자로 표기하라고, 검은 리본에 글씨를 넣지 말라고…”라며 “대체 이것을 명령한 자는 또 누구인가”라고 썼다.

탁 전 비서관은 이날 올렸던 이 글을 결국 지웠다. 그는 이후 새로운 글을 올려 “어떻게 써봐도 결국 지우게 된다”며 “다들 같은 마음이겠지”라고 썼다.

탁 전 비서관의 글에 누리꾼들은 “머릿속에 맴도는 말이 차고 넘치는데…” “일상의 평정심을 지니기가 참 어렵다” “쓰고 지우고, 또 쓰고 지우고. 그저 내일은 더 나은 세상이길 바란다”며 공감하는 반응을 보였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