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가 5.7%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두 달 연속 둔화됐던 물가 상승률이 석 달 만에 다시 확대된 것이다. 정부는 당분간 5%대의 높은 상승률이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9.21(2020=100)로 1년 전보다 5.7% 상승했다. 석 달 연속 5%대 상승률을 보인 것이다.
계절적 요인 등을 고려해 주로 전년 동월과 비교하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5개월 연속 3%대를 보였다. 그러다 3월(4.1%), 4월(4.8%) 4%대에 이어 5월(5.4%)에는 5%대로 올라섰다. 6월(6.0%)과 7월(6.3%) 6%대까지 치솟았던 물가상승률은 8월(5.7%) 7개월 만에 꺾인 데 이어 9월(5.6%)까지 두 달 연속 상승 폭이 둔화했지만, 지난달 다시 확대됐다.
품목별로 보면 석유류가 10.7%, 가공식품은 9.5% 각각 오르면서 공업제품이 6.3% 올랐다. 석유류 상승률은 지난 6월 39.6%까지 오른 뒤 7월 35.1%, 8월 19.7%, 9월 16.6%로 둔화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전체 물가에 대한 공업제품의 기여도는 6월 3.24%포인트에서 9월 2.32%포인트, 10월 2.20%포인트로 작아졌다.
농축수산물은 5.2% 올라 전월(6.2%)보다 상승률이 낮아졌고, 농산물이 7.3% 오르면서 전월(8.7%)보다 둔화했다. 채소류는 21.6%, 축산물은 1.8% 각각 올랐다. 반면 수산물은 6.5% 상승해 전월(4.5%)보다 상승률이 높아졌다.
전기·가스·수도는 23.1% 상승하며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0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기·가스 요금이 인상된 영향이다. 이에 전기·가스·수도의 기여도는 9월 0.48%포인트에서 10월 0.77%포인트로 확대됐다.
개인서비스 상승률은 전월(6.4%)과 같은 6.4%로 1998년 4월(6.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외식이 8.9%, 외식외 개인서비스가 4.6% 각각 올랐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4.8% 올라 전월(4.5%)보다 상승세를 키웠다. 또 다른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4.2% 올라 마찬가지로 전월(4.1%)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구입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보다 6.5% 상승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 등 공업제품과 농축수산물 가격은 오름세가 둔화했지만, 전기·수도·가스의 오름세가 확대되며 상승 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가 상승률이) 6%대로 올라가지는 않으리라고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7월이) 정점일 가능성이 있다”며 “앞으로 물가 흐름을 지켜봐야겠지만, 6%대로 올라가거나 상승세가 크게 확대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세종=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