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석 “‘너 하나 죽이는 건 일도 아냐’? 그런 적 없다”

입력 2022-11-02 07:50 수정 2022-11-02 10:59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가 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보복협박 등 혐의에 대한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대표)가 그룹 아이콘 전 멤버 비아이(BI·김한빈)의 마약 혐의 수사를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을 직접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는 1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 협박 혐의로 기소된 양 전 대표의 공판을 열고 그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진행했다.

양 전 대표는 2016년 8월 마약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가수 연습생 출신 한서희씨가 비아이의 마약 구매 혐의를 진술하자 그를 회유·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양 전 대표가 YG 사무실에서 한씨를 만나 ‘너는 연예계에 있을 텐데 너 하나 연예계에서 죽이는 건 일도 아니다. 착한 애가 돼야지’라며 ‘진술을 번복하면 사례비를 주고 변호사도 선임해주겠다’고 말한 것으로 보고 있다.

피고인 신분으로 참석한 양 전 대표는 “(공소사실에 기재된 내용) 대부분의 얘기가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착한 애가 돼야지’라고 했던 것은 마약을 하지 말라고 걱정하는 얘기였다”며 “위로하고 들어주는 분위기로 절반 정도 시간을 보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가 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보복협박 등 혐의에 대한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양 전 대표는 이 밖에 회유·협박하는 내용의 말을 한 적도 없다고 했다. 그는 “말을 굉장히 조심해서 했던 기억이 난다”며 “그런 말 한 적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널 연예계에서 죽이는 거 일도 아니다’라는 말이 오역돼 ‘너 하나 죽이는 게 일도 아니다’로 바뀌었다”면서 “이런 제목의 기사를 제 눈으로만 수백 수천 개는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30년간 연예인 생활을 했고 소속 연예인들을 관리하고 교육하는 사람 입장에서 그런 말을 했다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통화할 때 말을 조심하는 스타일인데 어린 친구한테 말도 안 되는 가벼운 말을 했겠느냐”고 했다.

반면 이 사건을 언론에 제보한 한씨는 지난 4월 증인으로 출석해 “여기서 이 사람(양 전 대표) 말을 안 들으면 죽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나를 협박하니까 무서웠고, 내가 알던 사람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고 주장한 바 있다.

재판부는 오는 14일 결심공판을 열기로 했다.

한편 비아이는 2021년 9월 대마초와 마약의 일종인 LSD를 사들이고 이를 일부 투약한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