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총리, 외신에 ‘이태원 참사’ 140분 진땀 해명…“젊은이들 잘못 없다”

입력 2022-11-01 20:35
한덕수 국무총리가 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이태원 사고' 관련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1일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외신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2시간20분가량 해명에 나섰다.

외국 언론들에서 ‘한국 정부의 사전 조치가 미흡했다’는 취지의 문제제기가 불거지자 정부를 대표해 해명에 나선 것이다.

한 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외신 기자들과 만나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당초 1시간으로 예정됐던 기자회견은 2시간20분 동안 이어졌다.

한 총리는 이태원 참사의 원인을 묻는 질문을 받고 “중요한 요인은 결국 ‘군중 관리’”라며 “충분한 제도적 뒷받침과 여기에 대한 체계적인 노력이 좀 부족했던 것 같다”고 답했다.

일부 외신기자들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달 30일 “경찰과 소방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한다”고 발언한 것을 비판했다.

한 총리는 이에 대해 “이 장관이 말한 내용이 ‘경찰을 아무리 집어넣어도 소용없다’는 뜻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며 “국민 안전을 최종적으로 책임지고 무한대로 책임지는 것이 우리 정부”라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군중 관리 제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조금 한계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라며 “주체가 없는 자발적 행사는 분명히 제도적인 개선을 해야 할 점이 있는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한 총리는 ‘총리로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공식 사과를 건의할 생각은 없는가’라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기자의 질문에는 “오늘(1일) 오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중앙정부의 안전 정책 주무 부서인 이 장관이 사과한 것으로 안다”며 선을 그었다.

한 총리는 ‘젊은 친구들이 그곳에 가 있던 것이 잘못된 것인가. 누구의 잘못도 아닌 것 같은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부 책임의 시작과 끝은 어디라고 보는가’라는 미국 NBC 기자의 지적에 “젊은이들의 잘못은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 총리는 “경찰 수사에 의해 책임질 사람이 있다면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건 정부의 무한 책임”이라고 답변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기자는 “한국에서는 인재가 주기적으로 일어난다고도 한다”며 “그때마다 안전 사회를 정부가 강조했는데 왜 이런 일이 계속 벌어지는가”라고 물었다.

한 총리는 이에 대해 “제도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하면서 동시에 우리 국민의 안전에 대한 요구 등에 대해서 정부가 좀 더 확실하게 충족시키도록 추가로 더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 총리는 ‘누군가 의도적으로 밀집한 사람들을 밀면서 참사가 발생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큰길 두 개를 연결하는 조그만 골목길이 세 가지가 있었는데, 왜 그 중간에서는 참사가 일어나고, 양쪽에 있는 유사한 좁은 골목에서는 일어나지 않았는지 ’상식적 비전문가’가 가지는 궁금증이 있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그러면서도 “그런 문제에 대해서는 철저한 수사나 절차에 기반을 둔 판단이 아닌 다른 판단을 하기에는, 지금은 그러고 싶은 생각도 없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