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사흘 만에 고개 숙인 이상민 “장관으로서 심심한 사과”

입력 2022-11-01 14:17 수정 2022-11-01 14:45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고개를 숙여 사과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희근 경찰청장, 이 장관, 남화영 소방청장 직무대리 겸 차장. 연합뉴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1일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이번 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이 자리를 빌려 국민 여러분께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참사 발생 사흘 만에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공식 사과한 것이다.

이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현안보고에서 “국가는 국민 안전에 무한책임이 있다”며 이 같이 말한 후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이 장관은 “무엇보다 먼저 이번 사고로 유명을 달리 하신 분들의 명복을 빈다. 특히 유가족 분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국무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아들과 딸을 둔 한 아버지로서 이번 사고가 너무 황망하고 안타깝다”며 “너무도 비현실적인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 어렵고 참담함을 이루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어 “최근 제가 언론 브리핑 과정에서 드린 말씀으로 적지 않은 분들이 마음의 상처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자신의 최근 발언과 관련한 논란을 언급했다.

이 장관은 “경찰의 사고 원인 조사가 발표되기 전까지는 섣부른 추측이나 예단을 삼가야 한다는 취지에서 드린 말씀이지만 결과적으로 소중한 가족 잃은 유가족과 슬픔에 빠져있는 국민의 마음을 미처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다”며 “이점 다시 한 번 깊은 유감의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번 일을 계기로 삼아 더욱 사고 수습과 사고 원인 규명에 주력하고 대형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혼신의 힘과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국민 여러분께 드린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이태원 참사 발생 다음 날인 지난 30일 “저희가 파악하기로는 예년과 비교했을 때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였던 것은 아니었다”며 “경찰·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해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이 장관은 지난 31일 기자들과 만나 “정확한 사고 원인이 나오기 전까지는 섣부른 예측이나 추측, 선동성 정치적 주장을 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였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발언과 관련해 책임 회피 논란이 커지자 같은 날 오후 “국민께서 염려하실 수도 있는 발언을 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