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구청장 ‘핼러윈 현상’ 발언…與 유상범 “동의못해”

입력 2022-11-01 13:53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 뉴시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1일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핼러윈 축제를 ‘현상’으로 규정한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발언을 두고 “전혀 동의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유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진행자가 박 구청장의 발언을 언급하자 이같이 말하며 “그동안 축제가 이태원에서 젊은 사람들의 행사가 돼 있었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록 법적인 주체는 없더라도 늘 그 행사는 있었다”며 “거기에 대해 조금 더 신경을 썼어야 했다는 건 100% 인정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박 구청장은 지난 31일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합동 분향소를 찾아 조문한 뒤 MBC와의 인터뷰에서 “이건 (핼러윈은) 축제가 아니다. 축제면 행사의 내용이나 주최 측이 있는데 내용도 없고 그냥 핼러윈 데이에 모이는 일종의 어떤 하나의 ‘현상’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해 논란을 자초했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3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광장에 설치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에서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박 구청장의 책임론을 묻자 유 의원은 “사고 원인에 대해선 치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검사 출신인 유 의원은 지자체나 경찰, 정부 등에게 정치적 책임을 물을 수는 있다면서도 “법적 책임이라는 것은 아주 복잡하다”고 했다.

그는 “안전관리 주체가 없다는 것은 안전관리를 할 의무자가 없다는 것이다. 의무가 없는데 책임을 물을 수는 없지 않느냐. 법률적으로 그렇다”면서 “경찰에게 비난이 가고 있지만, 그 책임은 주최 측에서 질서유지를 해달라는 요청이 있었을 때 부과될 수 있는데 그런 요청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사고 당시) 2m 앞에서도 말이 안 들릴 정도로 주변에 클럽이 시끄러웠다. 사람이 압사하는데 비명소리가 전달이 안 된 것”이라면서 “그러면 이 가게들, 클럽들이 음악 소리 크게 튼 것도 책임이 될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사고 지점 인근인) 해밀톤 호텔이 사실은 원래 (건물 간 간격 규정에 따르면) 5m였는데 불법 건축을 해서 매년 이행 부과금을 부과하고 있더라”면서 “그러면 그 병목현상이 발생하는 데 건물도 일조한 것이고 과연 법적으로 어디까지 책임을 물을까는 다른 문제”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유 의원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국회 차원에서 초당적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신속하고 정확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지민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