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기천(63)이 이태원 참사에 분노했다.
김기천은 1일 자신의 트위터에 “무능하고 무책임하고 뻔뻔한 사람 같지 않은 자들 때문에 잠이 안 오고 소화가 안 돼 속이 답답해 견디기 힘들다”고 썼다. 그는 또 “변명과 책임회피만 하는 협잡꾼들에게 큰 벌이 내려지길 바란다”고 했다.
김기천은 또 다른 게시물을 통해 “애도를 강제 강요하지 마라”고도 썼다. 김기천은 이태원이라는 단어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애도’라는 표현을 쓴 것으로 미뤄 정부의 무능한 대응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 30일 이태원 참사 브리핑에서 경찰이 배치되지 않는 등 안전 대비가 미흡했다는 지적에 “경찰·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날 이태원 참사 사망자 합동분향소에서도 “경찰‧소방 인력 배치 부족이 사고의 원인이었는지 의문이 든다”며 “운집 규모 대비 경찰 병력은 특이 동향은 없었다”고 입장을 반복했다.
이후 정치권 안팎에선 재난안전 주무부처 수장으로서 무책임한 발언이라는 질타가 쏟아졌다. 비난 여론이 계속되자 행안부는 이날 오후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재발방지를 위해서는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국민께서 염려하실 수도 있는 발언을 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지금 당장은 사고 수습에 전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본인의 발언이 정부의 공식 입장인지 수정할 계획은 없는지에 대해서는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다.
박희영 용산구청장도 “구청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했다” “핼러윈을 축제가 아닌 현상으로 봐야 한다” 등의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그는 지난 31일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한 뒤 “전략적인 준비를 다 해왔다. 구청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다했다”면서 “작년보다 많을 거라고 예측했지만 이렇게 단시간에 많을 거라고는 예상 못했다”고 말했다. 박 구청장은 또 “핼러윈은 축제가 아니다. 축제면 행사의 내용이나 주최 측이 있는데 내용도 없고 그냥 핼러윈데이에 모이는 일종의 어떤 하나의 ‘현상’이라고 봐야 한다”고 했다.
한편 1993년 영화 ‘서편제’를 통해 데뷔한 김기천은 ‘8월의 크리스마스’ ‘혈의 누’ ‘이웃사람’ ‘곡성’ ‘외계인’ 등에 출연해 존재감을 보여온 신스틸러다. 트위터에서 왕성한 활동을 해왔던 그는 다소 과격한 발언으로 계정이 중단된 적이 있다.
‘이태원 참사’로 불안, 우울 등 심리적인 어려움을 겪는 분들은 정신건강위기상담전화(1577-0199)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